모두가 나를 죽이려고 해
천지수 지음 / 닥터지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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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나를 죽이려 해'라는 자극적인 제목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의 주인공 마리는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것도 누군가 방화와 살인을 주도한 게 분명한, 의도적인 사건이었다. 수많은 자상에 숨이 넘어가던 마리는 기적적으로 다시 눈을 떴다. 하지만 마리는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누구의 소행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가족들은 그런 마리가 기억을 찾지 않길 바라며 오히려 변해버린 그의 모습을 적극 지지해준다. 하지만 마리는 알 수 없는 불안감과 혼란스러움에 전혀 안정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그 날 마리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사건이 일어나기 전, 마리는 가족의 골칫덩이었다. 공부를 그렇게 잘하지도, 꼼꼼하지도, 엄마가 원하는 친구들을 사귀지도 못했다. 아낌없이 사랑을 줘야 할 가족이 어릴 때부터 마리를 탐탁치않아하는 것도 모자라 번번이 동생 마령과 비교하기까지하니 마리는 자존감이 떨어질대로 떨어졌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곁에 있는 친구를 더 갈구한 것 아닐까? 마리가 기억을 잃고 난 후, 가족이 자신의 짐을 다 버렸을 때 영영 자신의 존재를 더 부정당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마리가 느꼈을 외로움이 사무치게 느껴져 안타까웠다.



마리는 단단하고 강한 사람이다. 많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마리는 사건 당시의 기억을 찾기 위해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덩달아 독자도 마리를 따라 사건을 추리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범인은 누구인지 마리가 드문드문 떠올리는 기억을 단서로 최선을 다해 끼워맞춘다. 마지막까지 사건의 진상은 어떻게 밝혀질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배경이 비오는 날 밤이어서 그런지 '모두가 나를 죽이려 해'를 읽는 내내 축축하고 어두운 진창에 빠지는 느낌을 받는다. 만약 마리의 엄마가 마리에 대한 행동을 더 확실히 해줬다면 마리도 그 주변 사람들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안타까움과 먹먹함이 남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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