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열두 달 - 고대 이집트에서 1년 살기
도널드 P. 라이언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대부터 장성한 문화와 함께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 이집트는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흥미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집트 신화부터 시작해서 왕조, 그리고 문화 등 현대인의 눈에도 신비하고 매력적인 점이 많은 나라이다. 그런 이집트는 고대에 어떻게 화려한 부흥기를 가질 수 있는지, 그 속 이집트인들의 삶이 어땠는지 궁금증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제국의 열두 달'은 우리에게 이집트의 곳곳을 보여주고 이집트인들이 어떤 생활을 누렸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한다. 그들의 삶은 오늘날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제국의 열두 달'은 수많은 등장인물이 나온다. 농부, 어부, 옹기장이, 서기관, 왕까지 온갖 역할과 지위에 앉은 사람들이 나온다. 이 모든 이들이 모여 자기 자리에서 맡은 일을 함으로써 한 나라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의 눈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눈으로 이집트를 바라보니 더 다채롭고 풍성하게 느껴졌다.

이들 중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이는 바로 미라 제작 장인이다. '제국의 열두 달'은 꽤 상세하게 미라 제작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천으로 시신을 감싸는 것만이 아닌, 시신의 뇌와 내장을 모두 빼내고 내장은 소중히 항아리에 보관까지 해둔다. 또 방부처리를 위한 기름을 시신 안팎에 바르고 천으로 꼼꼼히 시신을 감싼다.

이집트인에게 있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심장은 중요하게 생각되었지만, 뇌는 그리 중요한 취급을 받지 못했다. 오늘날에야 뇌가 인간에게 중요한 장기라고 인식되지만, 과거 이집트인에겐 단지 빈 곳을 채우는 역할로만 존재한다고 여겼다. 뇌는 코에 긴 칼을 넣어 잘게 쪼개진 뒤, 빼내고 버려진다. 머릿속에 있는 뇌를 어떻게 꺼내나 생각했는데 코를 통해 뇌를 꺼낸다니, 참 기발하고 대단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이집트인들은 시신이 온전하다면 사후 부활할 기회를 얻는다고 믿었다. 그렇기에 미라 제작자들은 그 누구보다 정성들여 미라를 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후세계는 어디까지나 믿음의 영역에 지나지 않고, 현세에서 삶이 끝났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미라 제작자들은 그 누구보다 죽음과 가까이 있으면서 인생무상을 느끼기 쉬운 자리인데, 그들은 자신의 삶에 의문을 느낀 적이 없을까 궁금하다. 왕조차 죽음을 피하지 못해 자신의 손에 몸을 맡기는데 계급이나 부귀영화는 한 때뿐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이집트인들의 생활을 지켜보니 실제 그들의 생각까지 궁금해졌다.

'제국의 열두 달'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 한 명 한 명은 각 장의 주인공이다. 이들의 삶이 모여 한 나라를 이루는 것이다. 이 책 표지에 적힌 문구처럼 개인의 '평범한 하루가 역사가 되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삶을 가까이 볼 수 있어 새롭고 즐거웠다. 오늘을 살고 있는 나도 나라에 큰일을 하고 있진 않지만 한 국민으로써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구나 생각까지 들었다. 역사가 될 모든 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