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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주인을 찾습니다 - 세상을 지배하기도 바꾸기도 하는 약속의 세계
김진한 지음 / 지와인 / 2024년 4월
평점 :

우리는 살면서 죄만 짓지 않는다면 법을 접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법은 단순히 처벌이 목적이 아닌, 거래, 고용과 근무, 관리 등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일상에 밀접하게 녹아들어 있으며 세상의 약속과 균형을 맞춰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법에 종사하는 자가 아니더라도 법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으면 앞으로 일상에서도 좀 더 맘편하고 든든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법의 주인을 찾습니다'는 어려운 법률용어들이 가득할거란 걱정이 무색하게,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사례를 들어 쉽고 재미있게 법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여러가지 이야기 중,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중국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온세계가 힘든 시기를 설명한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개인 사생활 정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확진자 동선을 꼼꼼히 추적하고 이를 공유했다. 덕분에 한국에선 꽤 성공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초장에 잡을 수 있었고 다른 나라에도 깊은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독일 의료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도는 필요하지만, 개인 정보를 방역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국민의 자유와 사생활이 침해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나왔던 문제점이었다. 확진자들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사생활이 공개되어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잠재적 감염자를 줄였지만, 이들 개개인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없다. 어느 한 쪽의 방법이 옳다는 것이 아니라, 개인 정보를 더 철저히 관리하고 언론에 내보일 정보를 각별히 선별하며 개인에 대한 보호와 개인정보 폐기 기간까지 더 치밀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장은 '무죄 추정 원칙'이라는 법칙이다. 형사 절차에는 범죄 혐의자를 함부로 의심하고 처벌하지 못하도록 법의 원칙이 적용된다. 유죄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무죄인 것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하는 것인데 재판 단계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피고인의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다.
우리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범죄자에 대해 분노하고 크게 벌하고자 하지만, 이들이 방어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부당한 처벌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이를 '금쪽같은 내새끼' 프로그램과 저자의 경험에 빗대어 만약, 상대와 제대로 마주하고 알 기회가 생긴다면 마냥 모난 마음으로 상대를 바라볼 수 없다. 그들의 서툰 마음과 의도로 인해 실수를 하고 상황을 제대로 흘러갈 수 없게 만들었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순간은 있어야겠다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법'하면 잔인하고 무거운 내용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일상과 관련된 내용이 많아 공감도 가고 즐겁게 읽었다. '법의 주인을 찾습니다'를 통해 사람들이 법을 더 가까이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