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
니키 얼릭 지음, 정지현 옮김 / 생각정거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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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죽을 날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기꺼이 그 기회를 잡을까? 아니면 아무것도 몰랐던 그대로 모르는 채 둘 것인가? 나라면 호기심에 못 이겨 수명을 알아볼 것 같다. 알든 모르든 내가 정해진 수명을 어떻게 할 순 없으니 여느 때와 같이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지 않을까?

이 책 '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에선 바로 이 믿기지 않을 일이 일어났다.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집 앞에 상자들이 놓여진다. 그 집 구성원의 수만큼 놓인 상자는 겉에 이름과 '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그 안엔 끈이 하나 있다. 바로 이 끈의 길이가 그 사람의 수명이 되는 것이다. 이 상자의 존재로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 책에서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한 명인 니나는 상자를 여는 데 꺼림칙했지만, 연인 모라의 성화에 못 이겨 함께 상자를 열게 된다. 그런데 니나의 수명은 긴 끈인 반면, 모라는 니나에 비해 확연히 짧은 끈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부터 니나와 모라의 입장은 반대가 되어버렸다. 니나는 모라와 앞으로 영원히 함께 할 줄 알았는데 그 미래가 무너지는 듯했고 모라는 모라대로 수명이 짧다는 충격을 받았다. 니나와 모라는 여전히 잘 지낼 수 있을까? 수명의 차이를 극복하고 여전히 함께할 수 있을까?

수명을 알게 된 사람들에게 있어서 얼만큼 사는지보다 주변 사람과 얼마나 함께 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절대적인 나이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얼마나 살 수 있는지 더 신경썼다. 그래서 수명을 알려주는 상자에도 명확히 알 수 있는 날짜나 숫자가 아닌 끈이 들어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새삼스럽지만 각 사람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으며 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더불어 이 책의 니나와 모라도 끝까지 아름답게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

'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는 개인이 아닌 다른 모든 사람들도 함께 자신의 수명을 알게 된다.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사 중 수명이 추가되고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에도 중요하게 보는 한 요소가 되었다. 작게는 개인 주변부터, 크게는 정계까지 달라지는 모습에 흥미롭다. 정말 사람들이 수명을 알게 된다면 바로 이 책 속 일이 그대로 벌어지지 않을까? 나였으면 수명을 알게 되면 어떨지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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