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흐르는 강 : 한나와 천 년의 새 거꾸로 흐르는 강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임상훈 옮김 / 문학세계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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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한나의 아버지는 생일 때마다 새를 사주셨다. 한나가 여러 새가 가득한 새장을 둘러보며 새를 고르면, 그의 아버지는 값도 따지지 않고 새를 안겨주었다. 한나가 6번째 생일일 때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한나가 마음에 드는 새는 전재산을 팔아도 모자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의 아버지는 기꺼이 그 값을 지불했다. 한나는 이 일로 인해 그 새 외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슬픈 일이었지만 한나는 어서 제일 큰 불행은 그 새마저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몇 년이 지나자 천 년을 살았다는 얘기가 무색하게 새는 시름시름 앓게 되었고 한나는 이 새마저 잃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영생을 가져다준다는 '거꾸로 흐르는 강'을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된다.



한나는 혈혈단신으로 모험을 떠났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신비한 경험도 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제일 흥미로웠던 건 라리크와의 만남이었다. 라리크는 어떤 일을 경험했든 모든 걸 없었던 일로 만드는 힘을 가졌다. 사막을 헤매던 중, 라리크를 만나 새로운 삶을 일궜다.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도 가졌다. 한나는 자신의 아이가 또 아이를 갖기까지 오랫동안 라리크와 함께했다. 한나는 자신의 손자가 죽어버리자 겁이나 라리크에게 되돌아가달라고 빈다. 라리크는 이를 들어줬고 라리크와 만나기 전으로 한나는 돌아간다.

한나는 사막을 건너는 도중 많이 지쳐서 라리크를 따라간 것일까? 그토록 소중한 새를 살리기 위해 모험을 떠났으면서 목적은 까맣게 잊은 채 새로운 삶에 이끌렸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아늑한 가정은 어린시절의 보상이자, 가혹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탈출구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애초에 가까운 이의 죽음을 보고싶지 않아 떠난 여행이었기에 같은 상황에서 한나는 무너지고 말았다. 여기서 한나는 새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 것이 아니라, 죽음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한 여행을 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굳이 그것이 아니더라도 한나가 모험을 떠나며 많은 것을 보고 배운 것은 확실하다. 한나의 세계는 작은 오두막집에서 숲과 사막, 바다 건너까지 커졌다. 이는 결국 작은 새가 살길 바라는 한나의 따뜻한 마음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 책 '거꾸로 흐르는 강'에서처럼 모두가 다른 이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우길 바란다. 설사 그로 인해 모든 걸 걸 모험을 감수해야 한다해도, 그 끝엔 더 큰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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