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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 - 신화와 전설이 깃든 곳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ㅣ 여행이 좋다
세라 백스터 지음, 에이미 그라임스 그림, 조진경 옮김 / 올댓북스 / 2023년 3월
평점 :

어두운 깊은 산 속, 멀리 보이는 설산까지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표지가 예뻐 계속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다. 이 책 '신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 는 바로 여행지마다 담겨있는 신화를 소개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단군 신화가 있는 것처럼 다른 나라도 신화가 있다. '신화'라는 단어만 들어도 신비롭고 거대한 존재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신화는 오늘날 인간들의 삶에서 멀어진 유물같은 존재지만, 아직 세상 곳곳에는 꽤 많은 신화를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여행길에서 만난 멋진 장소들이 실은 매력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장소라면, 그 곳이 더 특별해지고 기억에 남지 않겠는가? 여행을 좋아한다면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흥미로울 것이다.

책 안을 들여다보면 각 장소마다 이렇게 멋진 삽화가 그려져 있다. 실제 지명이지만, 사진보다 그림으로 그려놓으니 더 신비롭고 마치 이야기 속에 있는 장소를 보는 것 같다. 이 삽화처럼 가끔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사진보다 그림이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아이슬란드 '알파보르그'라는 곳은 엘프 여왕의 고향이다. 돌과 관목 숲이 있는 작은 언덕에 불과하지만, 이 곳엔 특별한 존재가 살고 있다. 바로 숨은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진 '훌두포크'이다. 아이슬란드 국민의 대다수는 엘프의 존재를 믿고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바위에 작은 문이 그려져 있고 훌두포크를 위한 작은 집이 지어진다.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니 꽤 낭만적인 이야기다. 평소엔 숨어지내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 모습을 드러내어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는 큰 사례를, 반대로 도움을 주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복수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도깨비와 비슷한 존재인 듯 하다. 이런 배경을 모르고 찾아갔다면 평범한 언덕겠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나면 신비로운 느낌을 주며 바위 틈 어디선가 훌두포크가 달려나올 것 같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에도 한 장소가 소개되어있다.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은 단군 신화와 관련이 있다. 천제의 아들 환웅은 인간계로 내려와 웅녀를 아내로 맞았다. 그리고 단군왕검이라는 아들이 태어나 고조선을 세우고 1500년간 나라를 다스렸다. 그 통치기간동안 마니산 꼭대기에 제단을 만들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 덕인지 마니산은 기가 아주 강하고 신성한 느낌도 준다고 한다.
신화라기에 큰 호수나 바위 등 큰 자연경관을 주로 소개해 줄 것 같았는데 인공적으로 만든 건축물도 많이 소개해주고 있었다. 옛 사람들이 어떤 신을 믿고 어떻게 여겼는지 알 수 있어 재미있다. 내가 아는 신화라곤 단군 신화나 그리스 신화뿐이었는데 세계 곳곳엔 더 다양한 신화와 전설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직접 가보지 않아도 이 책 '신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을 통해 우리가 모르는 다른 세계를 다녀볼 수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그 신비로운 곳을 직접 내 눈으로 보고싶은 마음도 생겨난다. 앞으로도 여행을 다닐 때 그 곳의 숨은 이야기를 잘 알아보고 다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