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이미 벤더 지음, 황근하 옮김 / 멜라이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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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처음 이 능력을 발견한 건 9살 때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던 날, 엄마가 손수 만들어진 레몬 케이크를 먹고 음식 맛과는 별개로 다른 것이 느껴졌다. 바로 엄마의 감정이 느껴졌던 것이다. 항상 자신에게 친절하고 따뜻했던 엄마랑은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감정이 느껴지자 로즈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다른 것을 먹어보아도 한 번 생긴 능력은 없어지지 않는다. 로즈는 이 능력을 어떻게 이용해갈까?



사실, 로즈에게 이 능력이 생긴 이후부터는 로즈는 무척 힘들어했다. 함부로 음식을 먹지 못했고 먹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 느껴져 얼른 과자나 물로 씻어내야했다. 조지 오빠는 이런 로지를 두고 영웅이 될 거라며 대단하게 여겼지만 로즈는 원치않게 남의 일기를 들여다 본 기분이라며 불쾌해했다.

이 능력을 가지기엔 로즈는 너무 어렸다. 먹는 것이 괴로웠을 뿐더러 남의 속마음을 알고 대처하기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로즈는 삭막한 가족들을 일찍이 눈여겨보고 이 능력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가족과 함께 있어도 로즈는 애정을 받지 못한다고 느꼈다. 혼자 있고싶어하는 조지프 오빠는 말할 것도 없고 아빠는 일하느라 로즈와 깊은 유대를 갖지 못했다. 엄마는 로즈에게 따뜻했지만 스스로도 외로움을 가지고 있으며 의지가 되는 어른은 아니었다. 오히려 천재이면서 겉도는 오빠에게 더 신경썼을 뿐, 로즈에겐 적당한 관심만 보여줬을 뿐이다. 건널목을 건널 때 따뜻하게 손을 잡아준 사람도, 심지어 로즈의 능력을 처음 알아준 사람람도 모두 가족이 아닌, 조지프의 친구 조지 오빠였다. 저녁은 가족과 함께하는 규칙처럼, 형식적으로 가족을 연기하는 모두의 모습을 보고 로즈는 좀 더 속마음을 알고싶었던 게 아닐까?

하지만 이 능력은 로즈에게 따뜻하게 다가와주지 않아 아쉬웠다. 로즈의 아빠와 오빠는 로즈를 이해할 수도, 공감해줄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도 능력을 가지거나 알고 있었으니까. 그들이 로즈에게 좀 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면 로즈는 고독한 기분을 느끼지 않고 이 능력이 괴롭지도 않았을텐데. 오직 스스로 이겨낸 로즈가 대견하면서도 안타까울 뿐이다.

가족은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람이지만 그들의 속마음까지 솔직하게 드러내진 않는다. 로즈는 자신이 가진 능력 떄문에 이를 더 일찍 알고 완벽하게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또 사람과 거리를 재는 법,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이 책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은 우리가 살아가는 그 모습 그 자체이지 않을까? 상대방이 기뻐하지 않는다고, 나를 좀 더 생각해주지 않는다고해서 우리가 괴로워 할 필요가 없다. 이는 사람간의 관계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며 이해해야 한다.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을 통해 가족에 대해, 고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쓸쓸하고 외로운 현실 속에서 균형을 잡고 걷는 법을 알려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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