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볼루션 - 어둠 속의 포식자
맥스 브룩스 지음, 조은아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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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떨어져 한적한 자연을 벗삼으며 살기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린루프도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공동체이다. 인적이 드문 숲속에서 최첨단 고급 친환경 공동체를 이루며 소수의 인원이 모여 살고 있었다. 산새가 지저귀는 평화로운 하루, 상쾌한 공기, 모든 것이 좋아보였다. 레이니어산이 폭발하기 전까진 말이다. 그 때부터 아름답게만 보이던 숲속이 이질적으로 보이고, 생존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었다. 그린루프는 도시와 떨어진 숲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화산이 폭발한 이후부터 외부와 완벽히 단절되어 생존문제가 시급했다. 케이트는 집안 식료품을 점검하고, 밭을 일구고, 숲에서 먹을 것을 찾아헤맸다. 그리고 그 숲엔 동식물뿐만 아니라 여지껏 보지 못한 다른 존재도 함께 도사리고 있었다.




화산 폭발과 함께 케이트는 집안에 고립되었다. 처음엔 밝고 시원한 느낌을 주던 숲 속도 화산 폭발과 함께 어둡고 습한 지대로 바뀌어버렸다. 그 덕에 케이트가 주변인에게 느끼는 갈등과 고뇌, 생존에 대한 간절함, 막막함이 더 잘 느껴졌다. 외부에서 자신을 도울 사람들이 오기엔 불가능한 상황임을 알았지만, 케이트는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 공동체를 설립한 토니에게 더 매달렸는지도 모른다. 그가 어떤 대책도 마련해놓지 않고 사건 이후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래도 이웃 모스타르 할머니가 주는 도움으로 생존에 대해 차차 대비를 하고 가던 중이었다. 동물을 잡는 법, 밭을 일구는 법을 배우고 이제 한숨 돌리는 차, '그것'의 존재를 직접 두 눈으로 목도하게 되었다. 처음엔 바위라고 생각했으나 팔이 있으며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그것은 본디 원주민의 영혼이며 현대에는 빅풋이라는 이름으로 왜곡된 온화한 거인이라고 전해져내려왔다. 오마. 황야의 수호자. 이베트가 명상수업을 하며 언급한 이름이기도 하다. 그린루프 사람들은 언제부터, 어디까지 이 존재를 알고 있는 것일까?

'데볼루션'을 읽으면서 빅풋의 존재는 바로 자연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자연을 벗삼으며 살려고했던 그린루프 사람들도 문명을 놓지 못했다. 화산폭발로 인해 강제로 외부와 단절되었을 때야말로 비로소 온전히 자연 속에 남겨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인간들에게 자연은 두려움의 존재이고 또 위협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 앞에서 사람들은 한없이 작아지고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요새 기후문제가 대두되고 있어서 그런지, '데볼루션'에서 보여주는 빅풋의 존재가 크고 신비하게 그려져서 그런지 꼭 자연과 날것으로 마주한 인간이라고 느끼게 만들었다. 우리도 곧 자연의 두려운 모습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그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다른 괴수들의 소설에서는 인간과 동등한 다른 존재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데볼루션'에서 나오는 괴수는 유독 크고 어쩌지 못할 공포감이 느껴졌다. 또한 고립된 케이트의 상황이 함께 겹쳐지며 더욱더 큰 공포가 느껴진다. 마치 눈 앞에 생생히 펼쳐진 듯 실감나는 묘사도 한 몫 했다. 또 빅풋은 우리에게 생소한 괴수라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섬뜩한 공포를 마주하고 싶다면 이 책 '레볼루션'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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