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나라의 여행기 - 어느 괴짜 작가가 사상 최악의 여행지에서 발견한 것들
애덤 플레처 지음, 남명성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처럼 설레는 말이 있을까? 여행을가겠다 마음 먹은 순간부터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아 분주해진다. 예쁜 옷을 사고 누구랑 어딜 갈 지 계획하는 과정도 즐겁다. 여행지에서 만날 친절한 사람들, 크고 아늑한 숙소, 예쁘고 멋진 건물들, 즐거운 기억들로 채워나갈 스케줄 등 떠나면 즐겁고 행복한 기억만 가득할 것 같다.

모처럼 가는 여행에 실패하지 않으려 많은 사람들의 후기를 찾아 보기도 한다. 그렇기에 다들 가본 풍경, 비슷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애덤 플레처는 조금 색다른 여행을 한다. 남들과 같은, 안전한 여행지가 아닌, '모두가 피하려하는 여행지'를 다니며 다소 위험하고 새로운 경험을 들려준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여행지는 가까운 대만이나 동남아 정도일 것이다. 애덤 플레처가 소개하는 여행지는 터키, 베를린, 중국, 가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아르헨티나, 체르노빌, 리버랜드, 북한까지 있다. 이 외에도 더 많은 여행지가 있는데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를 생소한 지명들 뿐이다. 북한도 다녀왔다니 궁금증보단 반가움이 일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여행지는 바로 팔레스타인이다. 그가 초대받은 곳은 두 개의 지역으로 구분되어 각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담당하고 있다. 생각만 해도 위험한 곳인데 나라면 감히 떠날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이스라엘을 여행한 그는 겁이 없어진건지 기꺼이 팔레스타인, 헤브론으로 떠난다. 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안내자는 이 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보통 여행객에겐 그 나라의 좋은 점만 보여줘도 모자라겠지만 두 나라가 싸우는 상황에 있는 판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애덤이 원하는 '모두가 피하려는 여행지'의 조건에 부합하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할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은 뉴스에서 종종 봤지만, 이렇게 한 쪽의 입장으로서, 또 직접적으로 싸움이 일어나는 그 지역에 있는 걸 보니 마냥 먼 일이 아니라는 것을 꺠달았다. 다른 나라는 실제 전쟁이 일어나는 중이고 사람들은 목숨을 잃기도 하는데 우리는 편하게 일상을 영위하는 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모두가 같은 평화를 누릴 수 없는걸까?

애덤이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여행을 다니며 원주민의 말과 행동을 꼼꼼하게 담아 그 상황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여행지도 마치 내가 여행을 다니는 것마냥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만약 나였더라면 겁나고 무서워 도전조차 하지못했을 경험을 애덤이 대신 해주며 대리만족할 수 있었다. 언제 이런 스릴 넘치는 경험을 또 해보겠는가?

한창 코로나 때문에 여행하기 힘든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해외여행은 커녕, 국내여행도 힘든 이 때, 이 책 '기묘한 나라의 여행기'를 읽는 건 어떨까? 직접 경험하기 힘든 새로운 여행지를 맛볼 수도 있고 한동안 여행하고 싶었던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얼른 다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