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레기를 피하는 53가지 방법 - 신문과 방송을 모두 경험한 기자가 공개하는 우리가 알아야 할 언론과 뉴스의 비밀들
송승환 지음 / 박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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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신문을 많이 읽어야한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께 듣던 조언이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종이신문은 줄어들고 굳이 신문이 아니더라도 세상곳곳의 자극적인 이야기들은 SNS를 통해 손쉽게 들려온다. 그런 탓일까, 신문은 예전만큼 정확하고 가치있는 정보를 가지지 못하고, 오히려 한낱 찌라시보다 못한 기사도 많다.

돈을 받고 검증되지 않은 기사를 싣기도 하고 인터넷에 올린 누군가의 글을 그대로 올리는 기사도 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위해 한 일이 오히려 기사의 질을 낮추는 것 같다. 나도 기사를 찾아보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기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데, 왜 이렇게 신뢰가 낮아졌는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이 책 '기레기를 피하는 53가지 방법'은 우리가 좋은 기사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각 장은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법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신문을 즐겨보지 않더라도 유명하고 큰 사건이라 익숙했다. 그 때 이런 일도 있구나, 하며 넘어갔던 일이 기자의 시선으로 보자니 기사가 되기까지 자료수집과 글 쓰는 과정, 또 중요한 주안점이 무엇인지 달라 신기하고 색달랐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띈 사건은 바로 지금도 화두에 오르고 있는 전동킥보드에 관한 사건이다. 전동킥보드는 그 위험성이 대두되어 면허증을 소지한 성인만 이용하는 이동수단이었다. 하지만 안전모는 커녕 맨몸으로 도로를 달리고 그것도 중고등학생 아이들이 이용하는 현상이 늘어갔다. 이 탓에 날이 갈수록 전동킥보드를 타다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늘어만가고, 사망사고도 컸다. 이에 반해 전동킥보드에 대한 안전규제를 더 풀어주는 법안이 통과되고 저자는 왜 이런 법이 통과되었는지 의문이 들어 조사를 했다.

법안이 통과된 이유는 너무나 허무했다. 국회의원 중, 그 누구도 전동킥보드에 대해 조사해보지 않고 사건사고가 얼마나 일어나는지 관심도 없었다. 그냥 법안이 올라왔기에 아무 생각없이 통과시킨 것뿐이다. 언론은 이런 행태를 비판하고 규제를 다시 강화하는 데에 집중하도록 애썼다.

다시 읽어봐도 제일 화나는 부분이다. 국민은 법의 테두리 안에 살아간다. 가장 기본적인 국민의 안위를 이렇게 가볍게 생각하다니, 이것이 국회의원의 자세인가? 국회의원의 존재의의가 이렇게 얄팍한 것이었다니. 또 동시에 언론의 중요성도 깊이 깨달았다. 일반인이 일일이 법이 어떻게 통과되었는지, 어떤 법이 있는지 찾아보기 어렵다. 또 국회는 사람들 한 마디, 한 마디를 듣기 어렵다. 바로 이 때 언론이 국민과 국회의 말을 전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동킥보드 법안에서 국민들의 소리를 국회에 전해준 건 언론이 가지는 최대의 순기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제목인 '기레기를 피하는 53가지 방법'은 기자들에게도 직업정신을 가지라는 호된 매질일 수도 있지만, 우리들에게도 옳은 기사를 판별하는 눈이 필요하다는 말일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매번 쏟아지는 수많은 기사들 중에서 안 좋은 점만 보고 헐뜯기 바빴지, 그들의 고충을 헤아려주거나 정말 힘을 내서 쓴 좋은 기사들은 자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제쳐놓은 게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도 발로 뛰며 힘을 내고 있을 기자들에게 더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응원을 보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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