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믿지?
송순진 외 지음 / 폴앤니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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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믿지? 당차면서도 믿음을 주는 말이다. 누가 내게 저렇게 묻는다면 '네, 언니!'하고 바로 따라갈 것 같다. 요즈음 여성들의 입지가 넓어져 가고 있다. TV에서도, 정치에서도, 회사에서도 어디든 주류는 남성이었던 것에 비해 점점 여성들의 비율도 높아져 가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그만큼 성숙해지고 평등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긍정적인 행보를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시대에 발맞춰 이 책 '언니 믿지?'도 출간되었다. 제목처럼 여성 연대를 그리는 작가 8명이 모여 단편 소설들을 내놓았다. 이 소설 속에선 여성들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까?



8명의 작가가 1편씩 그려내어 '할머니는 엑소시스트', '언니네 빨래방', '안부를 물어요', '에그, 오 아미 에그', '엄마한텐 비밀이야', '한 사진관', '우리들의 방콕 모임', '완벽한 식사'까지 총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각 편마다 매력적인 저마다의 얘기를 품고 있다.

한 작품을 꼽자면 '에그, 오 마이 에그'는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주인공이 나온다. 여태 출산과 육아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마냥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인 것처럼 주위에서 떠들어댔으니까. 한 생명을 잉태하고 나게 하는 것은 귀하고 숭고한 일은 맞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 또 육아까지 도맡는 엄마의 입장은 어떨까? 10달동안 배는 무거워지고 아이는 점점 커가면서 출산의 공포와 싸워야한다. 힘겹고 아픈 출산을 겪고 나면 산후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출산이 끝났다고 해서 고생이 끝난 건 아니다. 불러진 배는 바로 돌아오지 않고 뼈마디가 쑤시고 몸이 내 몸 같지 않다. 온전히 망가진 내 몸만 돌보면 좋을 것을, 이제 막 세상빛을 본 아기는 엄마를 한시도 쉬게 하지 않는다. 임신과 출산은 어렴풋이 짐작만 했지, 그 실태를 제대로 알고 제대로 준비해 겪은 사람은 몇이나 될까? 나도 이제부터라도 출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각 편마다 여성으로서 사는 게 어떤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한 듯 덤덤히 받아들이는 모습, 억울해하는 모습, 화난 모습,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속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대처하고 헤쳐나가는지 보여주면서 독자들에게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힘내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언니 믿지?'란 제목 그대로 그들의 삶이 얼마나 위안이 되고 든든한지 모른다.

각 작품을 읽기 전에 나오는 작가의 짧은 작가의 말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누군가의 글이 나에게는 힘이 되는구나 느꼈다. 평범하기에 우리에게 이토록 공감을 느끼게 하고 또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 앞으로도 여성 작가들의 출판과 행보가 이어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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