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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아마릴리스 폭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언더커버'의 저자 아마릴리스 폭스는 전 CIA 비밀요원, 그것도 최연소 여성 비밀요원으로 활동했었다. 거기다 여러 뉴스 매체에서 시사 문제를 분석하고 세계 각지를 돌며 강연까지 열고 있다. 거기다 존 F 케네디 전대통령의 동생이자 법무장관이었던 로버트 케네디의 증손자인 로버트 주니어 3세와 결혼을 해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저자의 전적부터 흥미롭고 눈에 띈다. 이처럼 화려한 업적을 가지고 있는 저자의 일생부터 흥미롭다. 전직 CIA가 그리는 첩보원에 관한 이야기라니, 이보다 더 생동감 넘치고 신뢰감이 느껴지는 이야기가 더 있을까?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지 기대된다.

'언더커버'를 읽어나가면서 계속 잊는 부분이지만, 이 책은 실제 저자가 겪은 일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회고록이다. 물론 CIA는 비밀스러운 집단이니만큼 어느 정도 각색하고 숨겨진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CIA의 실제 모습이라니 나도 모르게 소설인가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동시에, 가족을 속이고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싸우는 CIA 모습이 꽤 잔혹하다 느꼈다. 그리고 이는 CIA 본인들도 절실히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고 기꺼이 희생한다는 것도. 우리가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CIA 존재는 철저하고 무적인 조직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속해있는 곳이기도 하다.
'언더커버'에서 놀라웠던 점은 테러리스트를 쫓는 주인공이 보여준 자애로운 모습이다. 비밀요원하면 피도 눈물도 없이 오직 빠르고 정확한 목표 성취만을 위해 달릴 것 같은데 서로 총구를 겨눈 상태에서 연민과 이해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한 순간, 아무리 악독한 사람이라도 전쟁 속 수많은 사람들도 결국 누군가의 가족이고 따뜻한 마음이 있는 한 명의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저자가 현재 여러 곳을 다니며 평화를 외치고 있는 것도 이 경험에서 우러나온 게 아닌가 싶다. 또 어떤 순간에도 우리에게 '평화'를 생각해 낼 수 있다면, 아무리 극한의 상황이더라도 상황을 더 부드럽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 미움과 분노가 아닌, 눈 앞의 아이를 위해 내민 손길이 테러리스트를 막기도 한다니 그녀의 결단력과 용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 더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방대하고 흥미진진한 내용이 영상으로도 만들어진다고 한다. 드라마와 영화로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것도 주연은 캡틴마블로 유명한 리암 니슨이 맡게 된다고 하니 더더욱 놓칠 수 없겠다. 영상으로 만나기 전에 이 '언더커버' 책으로 전체적인 내용과 사건을 미리 상상하며 읽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