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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환야 1~2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3월
평점 : 
두꺼운 책 2권으로 이루어진 '환야'.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이라 할만큼 유명한 소설이다. '환야'란 말 그대로 환상적인 밤, 기묘한 밤을 일컫는다. 어떤 내용이길래 이런 몽환적인 제목이 붙여지게 된걸까? 주인공으로 마사야와 미후유가 등장한다. 그들의 만남은 대지진으로 인해 이루어졌다. 우연히 일어난 대지진으로 마사야는 자신의 삼촌을 사고로 위장해 죽여버리고, 미후유는 이를 목격해버리고 만다. 그리곤 아무일없이 지나가는가 했더니, 자신의 범행을 눈치 챈 사촌의 눈을 피해 같이 도망까지 가준다.
그녀의 목적은 무엇일까? 그녀가 하는 행동은 대범하면서, 인간미가 없다. 책 띠지에 적힌 것처럼 '악의 화신'이라 명명한 것처럼 인간미라곤 없어보인다. 마사야가 살인을 저지른 것을 목격했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두려워하지도 않고 태연자약한 모습을 보면 그녀의 행동은 이미 예측된 것일까. 흥미로운 건 미사야의 집착이다 싶을 정도로 미후유에게 매달리는 모습이다.
그녀가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구해줬기 때문에 미후유와 함께 있으면 위안과 안심이 되어 그렇게 맹목적인 걸까? 아니면 자신의 죄를 함꼐 짊어져 준 구원자라고 생각하는걸까? 어느 쪽이든 미후유는 그런 마사야를 철저하게 이용했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그들의 기묘한 관계가 이 소설의 쟁점이니만큼 자극적이고 앞을 예측할 수 없어 흥미롭게 진행된다.
사실, 모든 원인은 살인을 저지른 마사야에게 있기에 그에게 일말의 동정심도 들지 않았다. 어떤 일을 당했든 그가 살인을 저지른 건 변하지 않으니까. 게다가 애초부터 마사야도 살인을 저지른 직후 전혀 양심의 가책이나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걸 보면 마사야도 삐뚤어진 사람으로 보인다. 어두운 소재다보니 책을 읽는 내내 희망이 보이지 않는 끝없는 진창을 거니는 느낌이다. 실제로 버블경제 이후의 이야기에, 큰 재해도 겹쳤으니 그럴만도 하다. 전체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 외 일본 소설은 이런 분위기를 풍기는 듯 하다. 환야와 함께 많이 언급되는 백야행도 비슷한 내용과 전개가 이어진다고 하니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