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커 - DC BLACK LABEL ㅣ 시공그래픽노블
브라이언 아자렐로 지음, 리 베르메호 그림, 전인표 옮김 / 시공사(만화) / 2019년 9월
평점 :

'조커'라는 단어를 들으면 당장 DC의 조커가 생각날만큼 그는 유명해졌다. 초록색 머리에 흰 얼굴, 찢어진 빨간 입까지. 여태 많은 배우들이 조커를 연기하며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고 이번에 또 하나의 조커 영화가 개봉하며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 역시 평소 DC의 배트맨을 무척 좋아하는지라 이번에 개봉한 조커 영화도 보았다. 동시에 이 '조커' 책도 즐겁게 보았다. 영화와 책에서 나오는 조커는 어떻게 다를까?

영화에선 조커가 되기 전 모습을 그렸다면 책에선 조커가 얼마나 악독한 악당인지 보여준다. 아캄 수용소에서 출소한 후, 자신이 없는 사이 자신의 영역과 자금을 나눠가진 다른 악당들을 쫓으며 잔혹한 복수를 시작한다. 여기서 우리는 주인공 조니의 시점으로 조커를 보게 된다. 그는 자청하여 조커를 맞이하러 가고 그 후부터 조커를 따라다니며 온갖 악행을 보고 저지른다. 마약을 하고 은행을 털고 경찰에 쫓기기도 하고 악당들에게 위협당하기도, 총으로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조니도 남들이 우러러보는 거물 악당이 되길 원하고 있기 때문에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은 않는다. 하지만 조커 옆을 지키면 언젠가 자연히 손에 넣을 줄 알았던 그 자리를 너무 손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자신이 따라나선 조커는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운 존재였다. 조니가 비유했듯, 조커는 '날씨'처럼 기분에 따라 좌우되고 행동하는 데 제한이 없다. 조커가 가는 모든 곳은 폭풍우가 일어난 것처럼 잔해와 혼란만이 남는다.
책을 읽는 내내 조커의 광기에 나까지 어지러울 정도였다. 크게 웃다가도 갑자기 정색하며 총을 들이댄다던지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과 행동을 반복한다. 이 자의 행동엔 합당한 이유나 정당성이 없어 보인다. 가볍게 행동지만 그로 인한 여파는 결코 가볍지 않고 사람의 목숨은 게임하듯 다룬다. 인간의 범주를 뛰어넘은 모습에 조니가 매력을 느끼고 동경하는 게 공감이 가기도 한다. 우리들도 책 속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그를 만났다면, 조커를 마주한 조니의 입장이었다면 우리는 그 광기를 견딜 수 있을까?
조커의 미친 행동이 극에 다다를 때 쯤, 배트맨이 등장한다. 배트맨의 등장에 실로 반가울 정도이다. 질주하는 기관차처럼 멈출 줄 모르는 조커의 악행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존재! 고담의 수호자라는 말이 실감될 정도이다. 책의 구성은 단순하지만 조커의 모습을 가감없이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조니를 따라 동경에서 공포로 변해가는 조커의 모습을 따라가고 싶다면, 또는 조커의 광기를 몸소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 '조커'를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