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은네디 오코라포르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섬뜩하기도 한 이 제목은 책의 주인공이 가진 '온예손우'라는 이름의 뜻이다. 주인공 온예손우는 끔찍한 사고를 겪고 비겁한 남편에게 버림 받고 꿋꿋이 살아간 어머니 밑에서 자라난다. 온예손우는 어릴 때부터 차별과 핍박에 익숙했으며 함께 지내는 가족들을 위해 겪지 않아도 될 아픔을 견디며 이 핍박에서 벗어나려 한다. 더 이상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서. 또 문화를 존중함으로써 자신도 테두리 안에 있고 싶은 마음에 할례를 받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속에서 친구들을 얻었지만, 그는 자신과 똑같은 '에우' 출신인 므위타를 만나게 되고 또 온갖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일을 접하며 점점 자신의 힘을 깨달아간다. 


  
 '누가 죽음을 두려워 하는가'는 우리가 접하지 못한 새로운 배경들로 가득하다.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미지의 땅이다. 그렇기에 그곳에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생각할 수 있는 폭이 좁을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삶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지고 더 신비롭게 느껴진다. 광활하고 뜨거운 사막, 넓은 하늘과 그 아래 모여 사는 작은 민락들. 그 속에서 자신의 힘을 깨닫고 복수를 다짐하는 작은 소녀.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에서 이야기는 시작되지만 그 속의 이야기는 결코 그 배경 내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도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전해져 내려오는 인습, 값을 주고 팔리듯 시집가는 여자들,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받는 차별과 핍박. 그 모든 악조건들을 갖고 있는 주인공의 처지는 그 사회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지만 그녀에겐 그 상황을 타파할 힘과 의지를 갖고 있다. 그녀가 모험하는 내내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그녀의 앞길을 막아서지만 거침없이 나아가는 그녀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고 싶어진다. 

 그녀가 처한 환경은 안타깝고 잔인하지만, 또 그 속에서 자신을 지탱할 소중한 사람들을 얻기도 하고 그녀가 끊임없이 깨부수고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그녀가 처음부터 보게 되는 붉은 눈의 환각은 사회의 통념과 스스로 오점이라고 여기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험은 그녀를 어떻게 바뀌어 놓을 수 있을까? 넓은 사막과 신비한 마법의 힘이 이끄는 온예손우의 모험은 우리 마음을 두근거리게도 한다. 앞으로 아프리카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온예손우의 발자취가 이끄는 그녀의 모험이 먼저 눈 앞에 그려질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