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음,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이는 실제로 있었던 일화로, 자신의 신분을 허위로 작성하고 수표까지 위조해 사람들을 속이며 유유자적한 생활을 영위한다 결국 잡힌다는 정말 영화같은 얘기이다. 그런데 오늘날 이와 무척이나 비슷한 사건이 또 한 번 일어났다. 바로 이 책 '배드 블러드'에 소개된 '엘리자베스 홈즈'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테라노스'라는 회사를 차리고 사람들에게 주사 바늘을 겁나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냈다는 사기극을 벌였다. 나도 본 적 있다. 피 한 방울로 내가 가진 질병을 발견해낼 수 있다는 간편하고 혁신적인 의료기기가 나온다고. 하지만 이 모든 건 엘리자베스 홈즈의 거대한 사기극일 뿐이었고 우리가 꿈꾸던 기술은 실현가능하지 않은 허상일 뿐이었다. 그녀는 뛰어난 언변, 호감형 외모, 회사의 기밀 관리 능력, 무책임한 언론의 보도 등을 이용해 사람들을 속여왔다. 



 어떻게 그녀는 커다란 기업의 투자를 받고 여러 잡지에 제2의 스티브잡스라고 소개되며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한가지를 꼽자면 나는 엘리자베스 홈즈 역시 스스로의 거짓말에 속았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그저 '과장'이었다. 거짓말이 아닌, 앞으로 자신이 이룩할 성공과 인류를 위해 투자를 받기 위한 사실을 부풀린 것 뿐이다. 자신의 회사와 발명품을 알리고 언론과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도중, 완성되지 않은 기술이 유출되고 만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스토리에 홀린 언론들의 호응. 19세 나이에 세상이 '필요'로 했던 젊고 똑똑하며 아름다운 여성 CEO의 이미지에 딱 맞았기에 언론에 여럿 소개되었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투자자도 몰려 더 이상 내려갈래야 내려가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심이 그녀의 거짓말에 신뢰를 더 실어주었겠지. 

 그녀가 의도했든 아니었든 사람들을 상대로 속인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본인은 의학적 지식도, 그만한 시간도 부족했으면서 허황된 이론만 붙잡고 살았을 뿐이었다. 그녀가 세운 테라노스는 그야말로 사상누각인 셈이다. 하지만 그녀의 언변과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하는 위장까지 아무것도 없는 그녀가 전세계인이 집중하는 CEO로 잠시나마 머물러있었다는 사실이 대단하다. 이런 영향력이라면 그녀는 충분히 훌륭한 CEO가 될 수 있었을텐데. 다시 한 번 스스로의 힘으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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