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로스타임 - Novel Engine POP
니시나 유키 지음, 제로키치 그림, 조민경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하루에 남들보다 한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까? 하루에 한 시간, 남들은 모두 멈춰있고 나 혼자 인지하고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주어진 시간이 끝나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 1시간동안은 밖에 나가 어떤 행동을 해도 결국 1시간 전의 내 모습으로, 변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시간을 소재로 쓴 여러 책 중에 타임 리프, 타임 패러독스 등 수많은 얘기들이 있었지만 내 의지로 시간을 멈출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한다는 점, 주어진 시간은 항상 1시간이며 실제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시간이란 추상적인 개념이고 사람이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사항이기 때문에 시간이 이러지는 현상을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대부분 전지전능한 존재나 외계의 존재를 끌어와 설명하거나 요행으로 설명하고 넘어가기 마련인데 이 책에선 이러한 로스타임(그들에게만 주어진 1시간을 부르는 용어)의 가설을 그럴싸하게 설명했다. 모든 포유류들은 '평균 수명'이 제각각이지만 일생에 심장이 뛰는 수는 같다. 하지만 주인공은 한평생 살며 이성과 마주하며 가슴 뛸 순간이 없었기에 자신의 인생에서 1시간 더 주어졌다고 추측한다. 과학적이면서 억지스럽지 않은 설명이었다. 심장박동 수가 적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른 나이인 것 같지만.

 이런 추측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또다른 주인공을 만난다. 처음 의도는 불손하고 무례한 것이지만 어린 마음에 치기 어린 행동이었다고 넘어갈 수 있다. 종종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바라보며 하나하나 뜯어보듯 그녀의 상세한 묘사가 잦아 불편할 때도 있었다. 순전히 남주인공의 시선으로 진행되기에 그의 내면과 행동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일본 특유의 단어와 문체들이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이 눈 앞에 보여지는 것처럼 흘러갔다. 그들이 멈춰있는 세상을 1시간동안 둘러보며 일어나는 사건을 해결하거나 현상을 추측하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짧은 시간 안에, 또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시간 안에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해결방법을 찾을지 찾아가는 것도 신선했다. 

 시간을 소재로 했지만 어렵지 않고 술술 풀어나가 읽기 편하고 내용을 탄탄하게 만들어줬다. 그 속에서 그들의 마음이 피어나고 가까워지는 모습도 지켜보는 입장에서 덩달아 두근거리며 즐거웠다. 1시간은 결국 돌아가지만 그 속에서 두 사람이 마음을 키워나가고 깨달아가는 건 결코 돌아가지 않으니까. 처음엔 나도 의미없는 1시간이라고 여겼는데 그들에겐 누구보다 소중한 시간이었겠구나 느꼈다. 10대의 사랑 이야기답게 가볍고 따뜻한 마음이 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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