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24
김유철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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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나는 학교 현장 실습으로 콜센터 업무를 맡게 되어 사회 생활에 첫 발을 디디게 된다. 실적도 좋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던 모습을 보여줬던 해나가 어느 순간 싸늘한 주검이 되어 나타난다. 사건을 수사하며 해나는 재석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또 한 명의 피해자가 만들어지려한다. 



 프롤로그부터 해나가 등장해 스스로의 행동에 용기를 북돋는다. 저수지에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두려워하지만 끝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무엇이 해나를 잔혹한 선택을 하게 만든 것일까? 주위 사람들은 갑자기 그녀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고 여기지만 사실 그녀는 계속해서 고통받고 있었다. 19살. 어린 나이에 사회에 떠밀렸지만 열심히 살아가고자 다짐했다. 그런데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었다. 갓 세상에 나와 배워나가야 할 때, 그녀는 좌절과 외로움만 얻은 채 더 이상 일어나질 못했다. 

 사실, 지금 현재 우리의 모습과도 꽤 많이 닮아있다. 저자 김유철은 한 뉴스에서 여고생의 죽음을 접하고 그 실화를 바탕으로 이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했는데 나역시 최근의 뉴스를 떠올리게 되는 것을 보면, 애석하게도 이 세상은 그리 많이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힘든 내색을 하면 철이 없는 소리로 간주했다. 옛날엔 모두 이래 왔다, 다들 힘들다, 원래 그런거다, 네가 뭘 몰라서 그런거다. 하등 쓸모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나의 고통과 노력을 우습게 여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건 '난 정말 약하낙?'하는 의문과 좌괴감 뿐이다. 


 해나가 힘든 상황에서 견뎌낼 수 있도록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세상은 여전하더라도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변하지 않는 친구가 있었더라면 해나가 조금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 어린 나이에 그렇게 쓸쓸하게 가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우리는 분노해야 한다. 19살 아이에게 배려와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 이 사회를, 부와 이익만 탐내는 이기적인 기업들을, 이를 묵과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이 책을 읽고 화가 난다면 사회는 변할 수 있다는 징조이다. 우리 모두 더 이상 해나와 같은 피해자를 만들지 않도록, 이런 무자비한 사건을 이제는 마주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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