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별의 금화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한 평화로운 마을, 홀로 잠에서 깬 쥘레만은 오토바이 사고를 목격한다. 조용하고 아무 불빛도 없던 그 순간, 쥘레만은 당황하거나 패닉에 빠지지 않고 너무도 자연스럽게 사고 현장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이미 생을 달리한 운전자의 품 속에서 한 봉투를 발견하고 꺼내온다. 이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예상치 못한 채.. 


 이 책 '클럽 별의 금화'는 사건의 원인 제공자이자 열쇠인 쥘레만의 캐릭터가 재미있다. 그는 결코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관심 밖에서 자라 스스로 돈을 벌고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했던 환경 때문에 그리 냉소적이고 어떤 일에도 침착할 수 있었을까? 보통 도덕적이거나 정의감에 불타는 열정적인 주인공이 주로 사건에 휘말려 사건의 중심에 서서 사건을 일으키기도, 해결하던 모습과는 다른 주인공의 양상을 보여줘 새로웠다. 덕분에 나도 주인공의 감정과 행동에 휘말리는 것이 아닌, 객관적으로 사건을 보고 차근차근 따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또 단순한 사건이라기엔 '정치'라는 체계적이고 거대한 조직과 연관되어 있다. 단순한 원한이나 오해로 인한 살인이 아닌, 개인이 맞서기엔 너무 위험하고 큰 배후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정치'라는 소재는 풀어내기도, 건드리기도 어려운 까다로운 소재일텐데 책 초장부터 자연스럽게 설명이 되어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쥘레만이 들고 온 봉투 안의 것들은 세상에 나오면 안되는 것이다. 만약 나였다면 괜한 공포심에 어쩌지도 못하고 고민만 하다 불태워버렸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봉투로 협상을 할까? 아니면 언론에 퍼뜨릴까? 누구와 손 잡을까? 쥘레만의 선택을 따라가며 나는 어땠을지 비교하며 읽는 것도 한 재미이다. 우연히 그 봉투를 얻게 되었지만 그는 끝내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이토록 흥미롭게 풀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장대한 추리 서사시를 읽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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