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로베르토 아기레사카사, 로버트 핵, 최필원 / 문학세계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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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무서운 영화나 드라마를 잘 못 본다. 내가 눈을 감지 않는 이상 거침없이 진행되는 스토리. 으스스한 분위기를 내는 조명과 음향, 나보다 더 무서워하는 등장인물들의 비명소리가 당최 날 집중하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기왕 무서운 이야기를 본다면 책을 통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넷플릭스 1위라니 스토리까지 따놓은 당상 아닌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던 차에 이렇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기뻤다.



 그림체부터 공포 소재에 맞게 섬세한 실사 그림체이다. 실제 영상을 보는 듯한 생생한 느낌이 전해져 오는 것 같다. 내용과 소재 역시 무척 흥미롭다. 마녀와 인간의 혼혈인 사브리나의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은 마냥 선한 인물은 아니다. 자신의 욕망대로 행하고 다소 어린아이같은 이기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16살이면 어린 아이는 맞지만.)

 사브리나의 출생부터 흥미롭다. 마법사인 아빠와 인간 엄마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같이 살기보다 두 고모와 함께 살며 마녀의 삶에 대해 배워나가면서 인간의 틈 속에서 지낸다. 사실 이 부분에서 자신이 엄마와 살 수 없게 된 건 아빠와 고모의 탓이 큰데, 원망하지는 않았을까? 고모들은 엄마에 대해 얘기해 줄 생각조차 않았을까? 사브리나도 마녀의 삶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인간과 교제하는 건 금지되어 있다는데 그 과정에서 유추하고 납득하고 있는걸까? 사브리나 가족 자체가 독특한 구성원이니만큼 그에 관한 얘기도 풀어줬으면 얘기가 더 깊어졌을텐데 아쉬움이 있다. 

 전체적으로 흡입력 있고 재미있는 사건들이 많이 터진다. 다양하게 부리는 마법들, 마녀들의 집회 모습, 그리고 실제 모습까지도 재밌는 설정이다. 거기에 희생된 우리 인간 남자친구 하비. 애초부터 마법을 써서 사귄 상대이니 이로 인한 문제점을 짚어줄 줄 알았는데 끝까지 마녀들의 손에 휩쓸리기만 하다 끝내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 끝에서조차 쉴 수 없다. 적어도 사브리나에게 진심인 것 같아 응원하던 커플이었는데. 혹 되살아난 그의 몸에 그의 의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희망이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된다. 무작정 공포물이라기보다 사브리나의 행보에 초점을 맞춘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가깝다. 상상력 가득한 일상과 예상치 못한 전개가 다음을 궁금하게 만든다. 넷플릭스의 사브리나도 어떻게 사건을 해결하고 있는지 한 번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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