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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 30분 1면이 바뀐다 - 조선일보 편집자의 현장 기록
주영훈 지음 / 가디언 / 2018년 11월
평점 :
근래 종이 신문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 수는 얼마나 될까? 빠르고 접근성이 편리한 인터넷 신문의 보급으로 인해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들은 줄었겠지만 아직 종이 신문만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E-book이 도입됐지만 종이책을 더 선호하는 나처럼 말이다.
종이 신문은 다음날 아침 구독자들의 집 앞에 배달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전 날 23시 30분까지 헤드라인을 정하고 기사를 마무리하여 인쇄에 들어간다. 하지만 기사를 찍어내는 도중 새로운 사건이 터진다면? 신문은 누구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정보를 전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종이 신문에 그런 기대를 크게 걸지 않았다. 인터넷 기사야 클릭으로 빠르게 수정하고 올릴 수 있지만 종이 신문은 저마다 규칙과 시간이 있고 그걸 무르기엔 너무 큰 위험 감수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신문은 이미 인쇄 중이니 그 사이 일어난 사건은 내일 신문에 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신문사는 기계를 멈춰 다시 수정하여 돌리는 수고를 기꺼이 들인다. 구독자들에게 '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사실 이 부분에서 신문사의 열정에 놀랐다. 새벽에 일어난 사건을 아침 신문에서 보게 되다니 어느 누가 감탄하지 않겠는가. 구독자들은 놀라우면서도 감동 받지 않았을까?
또 신문사들이 기사 제목이나 본문에 쓰이는 단어를 몇 번이나 고치고 고뇌 하는 것을 보고 꽤나 세심하다고 느껴졌다.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으면서 진중해 보이도록, 하지만 가독성과 흥미를 놓치지 않게. 단어와 문장이 구독자에게 그대로 와닿을 수 있도록 신중한 선택을 한다.
그리고 우리가 5분 펼쳐보고 마는 기사를 기자들은 한숨 하나, 동선 하나 꼼꼼히 관찰하고 언제 발생했는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장소는 어딘지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생각보다 여러 사항을 넓고 아주 세세하게 알아낸다. 그리고 상황에 맞는 단어와 문장을 고르고 골라 배치하여 완벽한 기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읽는 시간이 짧다고 해서 그 속에 든 노고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내 생각보다 기사 하나를 쓰는데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수고가 들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기사 하나하나가 애정이 안 서릴 수 없겠다. 많은 사람이 빚은 성과의 정수인 신문 한 장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종이 신문을 애독하고 있거나 궁금한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앞으로도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