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에프 모던 클래식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동물원도 아닌 몽키 하우스라니, 엉뚱하고 재밌는 사건들이 터질 것 같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통통 튀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제목도 사실 그 단편 중의 하나이다. 각각 자시만의 개성을 가진 단편 소설들이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저자 '커트 보니것'은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상상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그는 이야기를 할 때 보여줘야 할 부분과 아닌 부분을 제대로 그려넣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끝났지만 마음 구석 남아있는 '이래도 괜찮나?' 싶은 의구심 때문에 책을 덮고 나서도 이야기가 머릿속에 계속 멤돈다. 머릿속에 멤도는 많은 이야기 중 특히 가장 즐겁게 봤던 이야기는 ' 한결 위풍당당한 저택'이다. 


 그레이스는 마을의 새로운 인물, 앤과 조지 부부를 만날 때부터 인테리어에 대해 수많은 조건과 의견을 내놓는다. 오직 대화의 주제는 인테리어와 집밖에 없나 착각할 정도로 그레이스의 관심사는 맹목적이다. 무례하다싶을 정도로 앤의 집에 대해 품평하자 앤은 지치고 자신의 집에 애정을 잃게 된다. 하지만 친절한 그레이스를 멀리하지도 못해 자신의 곁에 있는 남편의 위로에 기댈 뿐이다. 그리고 앤의 집에 초대 받았을 때, 그녀의 말은 허황된 희망에 불과했고 현실은 형편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 우연히 큰 돈을 얻게 된 조지가 앤이 없는 사이 그녀가 그토록 원하고 말했던 집으로 바꾸고 앤과 조지도 도와주게 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앤은 이의 모습을 보고 마침내 '자신의 집' 안에 있다며 행복해한다. 

 작중 화자인 앤은 나보다 훨씬 선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자신의 집을 꾸밀 여력도 없으면서 남의 집에 대해 품평한다. 아니, 아무리 본인의 집이 좋아도 상대방의 집에 초대받은 이상 그 집에 왈가왈부하는 건 충분히 무례하다고 본다. 하지만 앤은 그를 멀리하지도, 욕하지도 않는다. 마지막에 그녀의 집을 꾸며줄 때 도와주기까지 하다니! 나였으면 우리 집에 대해 품평했을 때도, 그녀의 집이 보잘 것 없었을 때도 무척 화가 났을 것 같다. 

 그나저나 새 집을 갖게 된 앤은 정말 만족했을까. 그녀의 앞날이 궁금하다. 자신의 삶은 온통 집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 상상하는 것으로 꽉 차있었는데 이제 그것이 현실이 된 지금, 더 이상 바뀔 게 없는 완벽한 집으로 완성된 지금 그녀는 앤에게 다시 인테리어의 얘기를 할까? 새로운 집에 만족을 할 지 또 새로운 변화를 원할지 혹은 새로운 관심사를 찾아낼 지. 그녀의 행복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는 것에 있지 않았을까도 생각한다. 아무튼 당분간의 그녀의 이야기에서 인테리어 얘기는 조금 줄지 않을까?


 이 외에도 모든 왕의 말들, 당신의 소중한 아내와 아들에게로 돌아가, 아담 등 재미있는 내용이 많아 아느 것 하나도 허투루 지나칠 수 없다. 뻔한 내용에 질리거나 색다른 이야기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짧은 이야기지만 그 속에서 생각할거리를 계속 준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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