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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경제 세계사 - 눈앞에 펼치듯 생동감 있게 풀어 쓴 결정적 장면 35
오형규 지음 / 글담출판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나는 세계사에 대해서 거의 무지할 정도로 아무것도 모른다. 어릴 때 읽은 위인전이 지식의 전부일 정도다. 그래서 이 '보이는 경제 세계사' 책을 집어들었을 땐 호기심 반, 좀 더 배워보고 싶은 마음 반이었다. 정말 전형적인 이과 타입이라 내가 세계사, 그것도 경제까지 함께 머릿속에 넣을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그런데 웬걸, 생각보다 술술 읽혀진다. 각 주제별로 분류되고 하나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었다. '흑사병이 퍼져 많은 사람이 죽어난 얘기',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얘기'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얘기들을 선두로 던져 진입 벽을 낮춰준 것 같다. 단순히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만 서술했다면 지루했을 것이다.
이 책은 책 제목대로 '경제'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본다. '흑사병이 계급사회에 가져온 영향', '콜럼버스가 각 대륙에 끼친 영향' 등 세계사를 배울 때 한 치 의문도 가지지 않았던 점에 대해 새롭게 집어주며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동시에 이야기를 서술하면서 던져주는 깨알같은 지식들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어 매우 유용했다. 모두 연관되어 있는 내용이면서 이렇게 풍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니 읽는 내내 계속 감탄했던 것 같다.
또 설명이 필요한 단어가 나오면 여느 다른 책들은 페이지 아래 구분선을 그어 주석으로 표시했을텐데 이 책은 글 옆에 작은 창을 만들어 설명을 적어놨다. 마치 우리가 책을 읽으며 포스트잇으로 표시해 두던 모습과 닮아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 방법이 책을 좀 더 친근하게 만드는 또다른 요소가 아닐까.
책을 읽어가면서 내가 역사 성적이 좋지 않았던 건 마냥 외우기만 했던 잘못된 방법 때문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구나, 우리가 있는 현재는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구나 깨달음의 연속이었다. 이제 어렵게만 느껴졌던 경제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이렇게 풍부한 얘기와 재밌는 사건들이 많았는데 단지 '공부'라고 생각해 거부감이 심했던 것 같다. 선생님들이 역사 속에 이런 얘기가 있다고 설명을 해주셨으면 더 즐거웠을텐데. 제목에 쓰인 그대로 세게사를 경제적인 부분에서 어땠는지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지만 어렵다거나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역사나 경제를 배우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접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모처럼 알차고 즐거운 책을 읽었다. 혹시 경제 세계사 외에 다른 시리즈도 써주시지 않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