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꾸러기 치치, 재능 깃털을 찾아서! 작은책마을 59
노수미 지음, 심보영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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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걱정꾸러기 치치,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위로와 용기를 주는 미어캣을 만났다.


동물들의 세계에서 미어캣 무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두가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누군가는 뛰어난 사냥 실력으로 먹이를 구해와야 했고, 누군가는 민첩하고 예민한 정탐 능력으로 천적으로부터 무리를 보호해야 했다. 실력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가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무리에 기여함으로 함께 생존하고 있었다. 이런 역할은 마을의 우두머리 미어캣이 재능 칭찬식을 통해 각 미어캣에게 배정해주었는데, 치치는 우두머리인 카야로부터 재능이 없다는 판정을 받게 된다.


마을에 도움이 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주변의 판단 때문에 흙으로 무언가를 잘 빚어내는 치치의 능력은 보잘 것 없고 쓸모 없는 능력으로 치부되고, 치치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며 재능을 부여해줄 수 있는 재능 깃털을 얻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되어버렸다. 그 과정에서 치치 뿐만 아니라 재능 깃털을 원하는 동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었고, 마지막 남은 재능 깃털 하나를 얻으려다 어려움에 처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치치는 다른 이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함으로 그들의 마음을 얻는다. 그 덕분에 진실을 알게 되고, 좋은 친구도 얻게 된다. 이후 마을로 돌아오던 치치는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여 무리가 큰 위험에 처할 뻔한 사고로부터 모두를 구하게 되고, 스스로 그 재능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무리로부터도 인정을 받게 된다.


재능을 찾고자 하고 재능을 소유하고자 하는 다른 동물들의 모습 속에서 인간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군상을 보았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기여하며 자신의 몫을 다하고 싶다는 순수한 치치의 마음이 사랑스러워 보였다. 얼마 전 보았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의 주인공 미라벨의 고민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바로 그 지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의 성공만을 위한 재능, 그리고 능력을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가족과 공동체와 마을을 위해 재능을 발휘하고픈 순수한 마음을 지닌 것이 꼭 닮았다.


비록 다른 사촌들과는 달리 촛불의 능력을 받지 못했던 미라벨도, 무리에게 도움이 될만한 재능은 없다고 평가받던 치치도 위기의 상황에 가족과 무리를 위한 행동을 하는 데에 거침이 없었다. 그 또한 재능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또, (비록 속은 것이긴 하지만) 재능 깃털 때문에 찾아온 재능을 지키기 위해서 계속 반복해서 연습하고 노력했을 많은 동물들을 보며 나는 그러한 간절함을 가지고 계속해서 갈고 닦았던 무언가가 있는가 돌아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은 마치 그 사람이 타고났기 때문에 노력과 수고 없이도 얻어진 것으로 오해하지는 않았었나 반성도 했다.


치치는 자기가 만나는 독자가 어린이이면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어른이면 어른 눈높이에 맞게 교훈을 주는 것 같다. '나는 잘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거나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어린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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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뿌리는 자
스콧 제임스 지음, 스티븐 크로츠 그림, 김기석 옮김 / 템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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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지만 어린이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일반 책보다 글밥이 적지만 함축적으로 복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다 그림도 너무 아름다워서 초신자나 전도 대상자인 성인에게 선물했을 때 부담없이 책을 펼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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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영초 학생회를 지켜라 높새바람 55
주애령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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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애령 작가님의 전작인 <승리의 비밀>을 읽어보지 못하고 후속작인 <충영초 학생회를 지켜라>를 읽게 되었다. 전작을 읽지 않았어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고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동화여서 이 책을 먼저 읽는 독자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었다.


책 제목으로 예상할 수 있듯이, 이 동화는 학생회를 둘러싼 이야기이다. 사실 초등학교의 학생회라고 하면 학교마다 운영방식도 다르고 활동 범위도 천차만별이 아닌가 싶다. 선거를 거쳐서 학생회가 구성되는 과정은 매뉴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비슷할 수 있지만, 막상 구성된 학생회가 교사 주도인지 학생 주도인지에 따라 활동 성격이 많이 다르고, 지도 교사 및 학생회 구성원에 따른 역량에 따라 학교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고 있는듯 없는듯 형식적인 기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어른들의 정치 축소판인 듯 학생회를 교육적인 목적이 아닌 사욕을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바라보는 학부모들도 있어서 아얘 학생회를 없애자는 주장까지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동화에서 나오는 학생회는 어떤 모습의 학생회일지 궁금했다. 우선 처음으로 등장하는, 중심 사건인 '먹을 것을 사주는 사람만 학생회에 들어가게 해준다'는 이야기를 보며 (비록 형식적일지라도) 보통의 초등학교에서 운영되는 학생회와는 다른 전제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어른들의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고학년 수준의 동화로 풀어내기 위한 배경 설정인 것 같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야기에 몰입해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문제 상황을 인식한 뒤 나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자신들이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서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함께 행동하고, 잘못 알고있는 사람들에게는 진실을 전하려고 노력하며, 무관심한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이끌어내는 등 어른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이만큼의 정치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현실에서 많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이 책이 초등 고학년 동화로서 재미 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야기의 처음에 드러났던 학생회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었을까? 결말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꽤 흥미로웠고, 다양하게 정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어른인 나도 생각할 거리가 있었다. 학급 임원이나 학생회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물론이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불합리한 일 등을 바꾸어나가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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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분실함 - 제1회 한솔수북 선생님 동화 공모전 대상 수상작 초등 읽기대장
박상기 지음, 하민석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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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분실함>은 한솔수북 출판사에서 선생님 동화 공모전을 통해 출간한 책이다. 현직 교사가 글작가이기에 학교에서 아이들이 물건을 잃어버리는 흔한 사건(정말 비일비재하다! 주인 잃은 물건은 찾아가지 않아 쌓여있기 일쑤고..)에 특별한 상상력과 스토리를 더해 아이들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동화가 탄생한 것 같다.

분실함은 분실함인데 왜 기적의 분실함일까? 궁금증을 자극하는 제목이다. 책을 읽고 나니 잃어버린 물건과 주인이 다시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실로 순탄치 않았기 때문에 기적이라고 불릴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물건 주인인 사람의 시점이 아닌 물건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첫 번째 장의 제목도 '성호를 잃어버린 날'이다. 그동안 물건을 잃어버린 후 속상하고 답답했던 내 마음은 알았어도, 주인을 잃어버린 물건 입장에서는 어떨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시선이 이 동화를 특별하고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결정적인 부분인 것 같다.

또, 누구나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리면 속상하지만, 성호에게 있어서는 그 물건이 소중한 이유에 대한 배경이 따로 있다. 바로 아파서 병원에 계신 엄마께서 직접 성호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자수로 새겨주신 가방이었던 것. 그런 배경이 있기에 서로 헤어져있는 성호와 가방 양쪽 모두가 안타깝고 더 애틋하다.

문제 상황을 일으킨 장본인, 창욱이도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또, 분실함 안에서 만난 분실물 동지들끼리 나눈 우정의 이야기도 있다. 여러 인물의 사정이 얽히며 짜여져 가는 이야기가 너무 산만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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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 - 우리나라 멸종 위기 동물들의 생활사 철수와영희 그림책 11
윤은미 지음, 김진혁 그림 / 철수와영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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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동물들의 소원을 엿볼 수 있는 그림책이 나왔다. 그림책이자 소원이 담긴 그림 카드 모음집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멸종 위기 동물들 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 동물들이 주인공이라서 더 친근하면서도 더 애틋하다. 태어난 곳도 도시, 자라온 곳도 도시라서 사실 여기 나온 동물들을 야생에서 직접 마주친 기억이 없지만 수목원이나 산 등에 놀러갔을 때 나도 모르게 장수하늘소를 스쳐지나갔을 수도 있고 물가에 금개구리가 울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이 멸종 위기 동물들의 소원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싶어졌다.

지식 그림책의 성격이 더 강해서 카드의 한 면(그림책의 한 면)에는 동물에 대한 설명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아기자기하게 나와있고, 그 뒷면에는 동물의 멸종 이유와 동물들의 소원이 나와있다. 백과사전을 보듯이 아이가 관심있는 동물만 먼저 쏙쏙 골라서 읽기에도 좋고, 한 번 쭉 훑어보면서 우리나라의 멸종 위기 동물들은 이런 종류들이 있구나 두루 파악할 수도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물론 이런 지식만 더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앎에서 시작되는 관심과 사랑이 아이들 속에서 피어나 멸종 위기 동물을 지키기 위한 크고 작은 선택을 할 줄 아는 아이, 그리고 어른으로 자라난다면 동물들의 소원이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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