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엄마 안녕, 로마 웅진책마을 116
김원아 지음, 리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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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담아 쓴 서평입니다.


미션 도서를 처음 받아보고 겉표지의 일러스트 분위기나 색감 등이 마음에 들었고, 제목의 '안녕'도 (만남의 안녕인지 헤어짐의 안녕인지는 모르겠지만) 뒤따르는 말인 '엄마'와 '로마'라는 단어가 좋아서 어딘지 모르게 해피엔딩일거라고 기대했던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아니 읽는 중간중간에도 나의 가치관과 부딪히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내가 승아가 된 듯 마음이 아팠고 답답했다. 승아의 마지막에 해탈한 듯한 독백까지도.


살고 싶어서 떠났다는 엄마의 그 말의 무게를 다 알 수는 없지만, 내가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아서 그 입장을 다 모를 뿐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두고 떠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이해한다 하더라도.. 승아의 엄마는 성인도 아닌 13살 딸인 승아를 2년만에 다시 만나 너무나 불친절했다고 생각한다. 백 마디의 말로도 13살 승아가 어른인 엄마의 고민과 고뇌, 마음 고생을 다 이해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또 타고난 엄마의 성향이 그러하다 하더라도(나쁜 성향, 좋은 성향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고) 본인과는 다른 성향의 딸, 그리고 아이로서 상처받았을 딸을 생각하면 좀 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진정성 있게 마음을 전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물론 2년 간 마음을 담아 승아에게 많은 손편지를 보냈고, 아빠로 인해 그게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승아가 2년의 시간을 더 힘들게 보냈을테고, 2년 만에 만난 엄마와 더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된 영향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편지가 그동안 승아에게 전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 승아가 2년 동안 얼마나 배신감과 외로움을 느꼈을 지 알게 되었을텐데도 승아 엄마는 13살 승아에게 어른과 같은 이해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승아와 아빠는 생각의 변화를 겪고 이해하기 힘들었던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한 발 양보하는 반면, 엄마는 (적어도 이 책에서는) 상대방을 위해 양보하거나 포기하며 변화한 부분이 잘 보이지 않았다.


문학 작품을 읽는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 공감해보기 위해서라는 어느 작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책을 끝까지 읽고, 또 서평을 작성하기 위해 다시 읽으면서 승아 엄마의 삶에 공감해보기 위해 열심히 상상력을 발휘해보고 '그럴 수도 있지', '그랬구나' 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노력했다. 또, 승아 아빠에 대해서도.. 또한, 나 역시 모든 언행이 완벽한 어른이라고 할 수 없고, 오롯이 자녀 양육에만 전념하고 뒷바라지 해주는 엄마가 아닌(사실 초등학생 자녀는 이것을 원한다.)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나의 일을 하는 것이 즐거운 엄마이기에 무조건 승아 엄마를 비난할 수만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나는 승아의 편에 서서 승아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우선으로 들었다. 어쩔 수 없는 일에 대해 받아들이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이를 새롭게 바라보고 해석하는 건 어른에게도 힘든 일이기에. 자녀 혹은 학생들과 함께 읽는다면 토론 주제를 끄집어내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흔한 일은 아니겠지만 없는 일도 아닌 이 가정이 겪은 일에 대해서 다루어 준 책이라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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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명랑 초등 창업반 - 기업가 정신을 기르는 초등 창업 수업
이은주 지음, 강은옥 그림 / 이레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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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이었을까?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담임 선생님께서 세금 교육을 하시며 학급을 경영하신 사례를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청소년기까지, 아니 성인이 되어서도 경제에 관련된 것은 막연하고 어렵게만 느꼈던 사람이고, 돈을 잘 관리하는 방법을 몰라 결혼 전까지는 그저 내 개인 용돈을 제외하고는 부모님께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고만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러다 결혼을 하며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고나니 경제적인 면에서의 여러 크고 작은 결정들을 내가 스스로 내려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고스란히 내가(우리 가정이) 져야했기에 뒤늦게 경제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는 나의 자녀나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는 부모이자 선생님으로서, 어린 시절부터 돈과 경제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며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더 넓은 시야를 갖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자녀와는 용돈에 대한 이야기도 여러 차례에 걸쳐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함께 결정하고, 학생들과도 기회가 된다면 경제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했다.

그러던 가운데 <도전! 명랑 초등 창업반>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초등 창업반? 나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창업'에 대한 이야기라니 큰 호기심이 일었다. 예전에 학급 학생들과 (일회성이긴 하지만) 자선 바자회를 기획하고 추진하여 수익을 내고, 전액을 기부했던 적이 있다. 그것도 수익을 창출한 경험이긴 하지만 지속성은 없었기에 창업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았고, 이 이야기 속 학생들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창업을 하고 그 경제활동을 지속한다는 것일지 궁금했다.

이 책은 실제 창업 수업의 경험이 있으신 선생님께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 쓴 책이라서 학생들이 직접 읽으면서도 옆반 친구들의 무용담을 듣는 기분으로 창업 동아리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이야기 중간에 <어린이 창업 수업> 코너를 통해 창업 수업에 관심있는 선생님이 운영 팁을 얻을 수 있게 잘 소개가 되어있었고, 낯선 금융 용어들에 뜻에 대한 풀이도 함께 나와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고학년이라면 이 책을 스스로 읽어보며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워볼 수도 있지만, 개인으로서는 한계가 있기에 이렇게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학급 단위로 창업의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다면 한결 안정적이면서도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창업에 대해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어른 아이 할 것 없이)의 편견을 깨주는 쉽고 재밌는 책이어서 주변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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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비건의 세계 - 동물을 먹지 않는 삶이 주는 곤경과 긍지 그리고 기쁨에 대하여 곰곰문고 20
박소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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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동네 책방 인문학 특강에서 <나의 비거니즘 만화>의 작가이신 보선 작가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비건이 낯설고 부담스러운 단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비건이라는 말을 들을 때 배타적이기 보다는 나와 가까운 지인들이 노력하고 있는 것, 그리고 나를 혼내고 비난하려는 것이 아닌 불편한 진실에 대해 알려주고자 다가오는 친구 같이 느껴진다. (물론 어디나 그러하듯, 극단적으로 과격한 행동을 하며 비건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대해서는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그렇게 조금씩 비건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을 벗어나고 있을 즈음에 만난 <청소년 비건의 세계>라는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여져 있어서 비건에 대해 배경지식이 많이 없는 성인인 나에게도 딱 이해하기 좋게 쓰여진 책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10여 년 전의 비건은 동물의 권리를 주로 이유로 삼았던 것 같은데 그건 미안하게도 나에게 피부로 와닿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그런데 요즘은 동물권에 대한 이유와 홤께 기후 위기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얘기에 비건에 대한 마음이 더 열리는 것 같다. 기후 위기 문제는 바로 지금, 당장 중요한 나와 내 가족의 문제이기도 하니까. (이렇듯 사람은 이기적이다. 그것이 자신의 삶과 맞닿아있지 않으면 아무래도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

이 책은 작가님께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다녀보신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서 청소년들이 비건에 대해 무엇을 모르고 있고, 무엇을 궁금해 하며, 무엇을 꼭 알아야 하는지를 고려하여 균형잡히게 잘 쓰여진 책 같다. 나 역시 비건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직접 설명하는 대신 이렇게 추천할 책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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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곰 웅진 세계그림책 220
리처드 존스 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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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곰> 그림책을 받아보고서 처음 드는 생각은 '선물' 같다는 것이었다.

빨간 배경 속 커다랗고 하얀 곰 주위로 금빛 반짝이는 눈송이가 가득 내리는 장면이, 아직 11월이지만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났다.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곰의 품 안에 기대어 서있는 귀여운 아이의 모습이 참 정겨웠다. 그 둘의 모습이 꼭 선물 같았다.

<나의 작은 곰>은 한 아이와 북금곰의 우정, 그리고 여정을 다룬 판타지이다. 월요일에 아이가 우연히 정원에서 만난 북극곰은 처음에 너무 작아서 손바닥 위에도 올릴 수 있을 정도였지만, 따뜻한 체온과 뛰는 심장을 느낄 수 있는 작고도 소중한 친구였다. 화요일에는 둘이 시간을 보내며 우정을 쌓았고, TV에서 북극곰 가족의 모습을 보아서인지 수요일에는 북극곰을 집에 돌려보내기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점점 커져가는 북극곰은 외형이 많이 변했지만 그 마음만큼은 아이와 처음 만났던 그 순간처럼 순수했고, 아이를 친구로서 사랑했던 것 같다. 북극곰의 가족을 만나서 아이와 북극곰 가족이 모두 한 데 뒤엉켜 노는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다.

뻔한 말 같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아이는 즐거웠던 시간을 뒤로 하고 북극곰을 가족들 곁에 남겨둔 채 홀로 자기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젠 누가 보아도 아이 몸집의 몇 배나 큰 북극곰이지만 아이에게는 여전히 '작은 곰'으로 묘사되는 것을 보며, 서로 긴 시간을 함께한 친구 사이에 세월이 흐르며 많은 부분이 변했어도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어리고 풋풋했던 모습을 기억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 해보았다.

그림책의 면지에는 또 하나 숨은 이야기가 있다. 앞표지 안쪽의 면지에는 돛단배에 작은 곰과 아이가 함께 타고 있지만 뒷표지 안쪽의 면지에는 돛단배에 아이 혼자 타고있다는 것.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더 사랑스럽고 따뜻한 우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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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디 있지?
박성우 지음, 밤코 그림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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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디 있지?

엄마~ 엄마? 엄마 어디 있어요?


그림책 제목부터 낯설지가 않다. 두 아이를 양육하면서 자주 들었던 말이기 때문이다.

나도 부모는 처음이라, 좋은 엄마가 되어보고 싶어서 많은 육아서를 읽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았지만 부모와 자녀 사이의 애착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어려웠다. 부모가 선호하는 양육 스타일과 아이의 타고난 성향이 서로 잘 맞으란 법도 없고, '어디어디 누구네는 그렇게 했다던데'하는 이야기는 참고는 할 수 있어도 막상 내 이야기가 되면 달랐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나를 조바심나고 불안하게 만드는 건 '우리 아이만 그런가?' '우리 집만 그런가?'하는 생각이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많은 사례를 통해 위로를 얻기도 하고, 내 아이만 뭔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것에 안도하는 게 부모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또 당장은 나를 힘들게 하는 문제이지만 한 발자국 물러서서 조금 객관적으로 그 상황을 보게 하고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해줄 필요도 있는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부모(특히 엄마)와 잘 분리되지 못하는 아이, 그리고 그런 자녀를 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아이가 잠자리 독립을 할 때 무서움을 느끼거나 엄마가 다른 용무로 시야를 벗어난 곳에 있을 때 슬픔과 두근거림(떨림)을 느낀다면 그 과정에서 아이도 큰 스트레스를 받고, 부모(엄마) 역시 매우 복잡한 심경일 수 밖에 없다. 그림책 속 아이는 내 아이가 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분명하게 표현해주고, 자기가 엄마를 구해줘야 한다는 귀여운(?) 핑계를 대며 어떻게든 다시 엄마 품으로 파고든다. 현실이었다면 '대체 넌 왜 이러니!' 하며 답답함과 짜증이 났을지 몰라도 내 이야기인 듯 남의 이야기로 분리시켜놓고 보면 '아이고, 그래.. 아직은 엄마가 안보이면 무섭고 슬프고 두근거리는구나.'하고 조금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보게 되는 것 같다. (티테일이 살아있는 귀여운 그림이 한 몫 하는듯!)


또, 이 그림책의 주인이 될 나의 아이는 어떨까. 스스로 자기 감정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그냥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싫어서 짜증과 울음, 고집, 반항 등으로만 표현했던 유아가 자신과 동일시하는 캐릭터가 그 감정을 언어로 설명해주고, 이야기 속에서 결국 엄마 곁을 차지하는 것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이런 경험이 성장발달 과정에서 엄마와 분리되어야만 하는 과업을 마주할 때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섯 살인 나의 둘째는 아직도 아침에 종종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엄마랑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할 때가 있고(맞벌이라서 출근해야 하는데..^-^;;) 잠자리에 들 때도 자기가 잠들 때까지 엄마가 옆에 누워있어주길 바란다. 그래서일까, 감정적으로 엄마가 고플 때면 이 책을 읽어달라고 가지고 온다. 품에 아이를 안고 책을 읽어주며 그림 여기저기 숨어있는 토끼 시그니처도 찾아보고, 마음껏 스킨십하며 '나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엄마도 **가 좋아~ 사랑해~' 하며 사랑을 표현하고 나면 엄마와 아이 모두 애정이 충족되는 것을 느낀다. 물론 그런 날이라고 해서 잠자리에 들 때 꼭 수월하라는 법은 없지만, 뭐 어떤가. 그날따라 더 엄마를 찾고 매달리더라도 그걸 지켜보는 내 마음이 좀 더 여유롭다면 그것으로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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