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날 678 읽기 독립 2
이은서 지음, 천유주 그림 / 책읽는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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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날> 이라는 책을 통해 '책읽는 곰' 출판사의 '읽기 독립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초등교사인 나는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을 즐겨 하고, 혹은 어떤 목표를 염두에 두어서가 아니라 두루두루 여러 그림책을 꾸준히 읽어주곤 했는데, 그림책만의 매력이 물론 있지만 좀 더 글밥이 많은 동화책의 세계 역시 넓고도 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동화책으로 독립적인 읽기가 넘어갈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고 그 방법이 궁금했다. 그런데, 그림책에 있는 글밥 정도를 한 호흡으로 집중해서 스스로 읽어내고 내용을 이해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아이가 부담없이 진입할 수 있는 동화책으로 저학년용 동화를 검토해보면 그 갭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느꼈던 아쉬움을 나만 가졌던 것은 아닌가보다. 또 그와 같은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있었나보다. 이렇게 읽기 독립 시리즈를 기획하고 출판하게 된 것을 보면.

<아픈 날>은 그림책처럼 모든 면에 그림이 들어가 있으면서도 글의 양은 보통의 그림책보다 많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서로를 읽어주고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 <아픈 날>은 동화책의 특징에 가깝게 그림이 없이 글만으로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쓰여있다. 또, 주인공이 겪는 에피소드가 '읽기 독립'이 필요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경험할법한 사건이어서 책을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동질감과 친근감을 느끼게 하고 이야기에 더 몰입하여 내용에 빠져들게 하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읽기 독립을 하려고 하는 어린 독자들을 배려한 것인데, 그 취지에도 적극 동의하며 이런 책들이 시리즈로 계속 나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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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위한 애도 수업
김현수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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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위한 애도 수업> 책은 사실 내가 위로 받고 싶고, 누군가 나의 아픔에 함께 애도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선택했던 책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내가 공감과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에서부터 출발해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 역시 그런 위로를 필요로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내가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더더욱 애도하는 것에 익숙치 않고 커다란 슬픔과 충격을 스스로 잘 다룰 힘과 경험이 부족하기에 학교에서 애도 수업을 하는 것이 필요함에 대해 분명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이 사회에서 아프고 슬픈 일을 겪는 사람들이 개인이든 혹은 그 이상의 여럿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이든간에 생겨나게 되었을 때 가까운 지인들만이 그들을 애도할 수 있고 또 애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좀 더 적극적으로 애도의 장이 되어주고 애도하는 방법을 배워나갈 수 있는 터전이 되어주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 책이 잘 설명해주고 있고, 구체적인 절차나 방법, 실제적인 팁 등을 실어주어 학교에서 나 홀로 우리 반 학생들과만이라도 애도 수업을 해보고 싶다 하는 선생님부터 학교의 상담교사나 애도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담당 교사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런 애도 수업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지만, 사회적 참사에서부터 우리 반 학생 한 명이 당하는 크고 작은 사고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찾아오는 사고와 같은 것들을 좀 더 잘 다루고, 충분히 애도하고, 다시금 일어설 힘을 불어넣고, 좀 더 건강해진 마음으로 이 세상에 한 걸음 용기내어 다가갈 수 있도록 학생들을 돕길 원하는 선생님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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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지지 않는 카드 게임 한울림 작은별 그림책
남지민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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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게임 활동을 함에 있어서 이기고 지는 결과에 따라 의도하지 않은 반응이 나올 때가 있어서 항상 딜레마였다. 이긴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여 져서 속상해하는 친구의 속을 긁는 말과 행동을 하여 눈총을 받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졌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끼고 화를 주체하지 못하거나 같은 팀을 비난하거나 승패를 받아들이지 못해 억울해하는 아이가 있다. 이기고 싶은 마음에 반칙을 쓰기도 하고, 지는 게 싫어서 아얘 놀이 상황을 회피하기도 한다. 놀이, 즉 게임은 즐거운 것이 되어야 하는데 항상 이렇게 절반은 패배자가 될 수 밖에 없는걸까?

협동 놀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그것을 달성하여 모두가 승리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는 방법도 있지만 언제나 그럴 수는 없는 법이 아닌가. 모두를 만족시키는 놀이의 비결이 무엇인지 참 오래 고민했었다.

사실, 협동 놀이는 교사가 만들어준 제한된 조건이고 상황일 뿐 아이들이 세상에서 맞닥뜨리는 게임들은 이기고 지는 것이 분명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기고 지는 상황을 피하기만 해서는 안되고, 잘 이기고 잘 지는 비결을 배우는 수 밖에는 없다. 이 그림책이 그 중 한 가지 비결을 가르쳐주고 있다. 

바로 생각의 변화! 게임의 룰을 바꾸지 않아도 같은 게임을 할 때 다른 마음가짐과 생각을 가지고 임하면 더 이상 지는 게 두렵지 않게 되고, 멋지고 즐겁게 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물론,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누군가는 "에이, 선생님 그게 뭐예요~ 전 그래도 이기는 게 좋아요!" 할 수도 있지만, 다만 그 중에 몇 명이라도 '지는 게 이기는 놀이'라는 생각으로 게임에 임한다면 전체적인 게임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놀다보면 게임의 승패와 상관없이 게임의 과정 그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겠지 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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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브 농장
이민주 지음, 안승하 그림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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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적 심상. 하나의 감각이 동시에 다른 영역의 감각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일어나는 심상을 뜻하는 말이다. 학창 시절 언어 영역을 공부하며 배웠던 개념인 공감각적 심상이 잘 드러난, 아주 흥미롭고 실험적인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다.

클래식 작곡을 전공한 글작가님이기에 가능했지 않을까 싶다. 음표와 쉼표가 자기의 자리를 찾아 제 역할을 할 때, 높고 낮게 그리고 길고 짧게 울리는 소리들과 쉬어가는 순간의 침묵의 연주까지도 모두 아름다운 음악이 된다. 그걸 귀로 듣는 음악으로만 즐기는 것을 넘어서서 페브 농장에 심기고 자라는 음표들을 통해 눈으로도 보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의 매력 포인트는 한 둘이 아니다. 글과 그림 모두 리드미컬했고, 할머니의 편지, 할머니 없는 농장, 할머니와의 추억 상기, 할머니의 귀환, 집에 돌아와 할머니가 싸주신 짐을 풀어보는 것까지 그 모든 과정이 정겨웠다. 또, 페브 농장의 낮은 음표 씨앗이 자라는 소리로 분주하고 활기찼고, 밤은 쉼표 별자리가 비추는 가운데 평화로웠다. 그러나 고요하기만 했던 밤이 아니라 그 사이 음표 씨앗들이 영글어 더욱 존재감 넘치는 열매가 맺혀있었고, 수확하여 열매를 즐기며 더 생기있는 날들을 보낸다. 낮과 밤 없이 쉴새없이 햇빛만 내리쬔다고 식물이 잘 자라고 좋은 열매가 맺히는 게 아니듯, 쉴새없이 소리를 낸다고 더 완벽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았다. 글 본문에 나온 것처럼, 낮과 밤이 함께 만들어가는 농장의 하루가 곧 음표와 쉼표가 함께 만들어가는 음악인 셈이다.

그리고, 또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다. 잘 짜여지고 계획된 음의 나열(초반에 4분의 4박자 한 마디 안에 들어가듯 4분 음표, 2분 음표, 1분 음표, 8분 음표를 줄 맞춰 심는 장면)도 규칙성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지만, 이야기 중반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며 그야말로 제멋대로 심겨진 씨앗들이 내는 소리가 만드는 음악은 자유분방한 아이들의 웃음소리 같은 즐거움이 있는데 그걸 그림으로도 잘 표현한 것 같다.

이 그림책을 읽게 된다면 본문 맨 뒤에 있는 큐알코드를 찍고 그림책 테마곡을 재생시켜 함께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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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기를 이겨 내는 상상력 미래 세대를 위한 상상력 3
안치용 지음 / 철수와영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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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나니 이전에는 보지 못한 것들이 많이 보이고,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들이 많이 들린다. 처음에는 부인하고 싶었고, 두려웠고, 막막했으며, 과연 개개인의 이런 작은 노력이나 운동(캠페인) 등이 기후 위기로 인한 재앙을 막을 힘이 있을까 하는 좌절감을 지나오기도 했다. 지인들과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다들 비슷하게 이런 과정을 겪는다는 사실에 위로가 되었다. 현재는 조바심이나 두려움이 아니라,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그 일에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실천하고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방향성을 가지고 기후 위기에 대해 다루는 책들이 나오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데, 이 책은 기존에 본 적 없었던 목표와 방향성을 가진 책이었다. 포기하고 안주하지 말고, 사람들이 어떠한 상상력과 노력으로 행동해오고 있는  소개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희망을 발견한 이들이 자기 주변을 돌아보고 자신가 펼칠 수 있는 '기후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상상'은 무엇인지 새롭게 길을 개척해나가라는 도전을 주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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