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사 1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오카노 레이코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귀신 이야기가 좋아

 나는 이런 종류의 귀신 이야기를 좋아한다. 세상 모든 것들이 보이는 것만 진실이고, 측정가능한 것만 사실인 것은 아닐 것이다. 인간이 알지 못한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한창 유행하고 있는 이마 이치코의 <백귀야행>,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펩숍 오브 호러스>의 기원을 찾아가보면, 아마도 <음양사>가 아닐까 한다. 귀신 이야기의 원조, 음양사가 다시 정식으로 출간된 건 정말 기념할만한 일이 아닐까.

 현세와 저승을 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는 세이메이의 신기한 능력은 그의 캐릭터를 결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모든 것에 초월한 듯한 음양사는 그렇기 때문에 기묘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고고한 태도, 삶의 진실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안목, 죽은 자들과 풍류를 즐기는 인생. 그들은 경계에 서 있기 때문에 더욱 위태롭고 아름답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그리고 이런 이야기에 감초, 음양사에게 휘둘리는 어리숙한 캐릭터인 미나모토노 히로마사도 재미있다. 음양사의 능력을 의심하고, 현실에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는 이런 캐릭터는 세이메이와 아주 좋은 짝꿍이다. 이런 인간도 있어야 세상이 돌아가기 때문에.

 워낙 이런 이야기를 좋아해서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여름날 촛불을 켜놓고서 드는 신비한 귀신과 정령들의 세계야말로, 피범벅이 되고 살인자가 나오는 서양의 호러물보다 정말 오싹한 이야기가 아닐까. 언제나 기독교 문화에서 귀신이 사악하고 나쁜 영으로 그려지는 것과 반대로 동양에서는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존재로 그려지는 건 정말 흥미로운 현상이다.

 하나하나 에피소드들이 세이메이란 사람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이 장르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완전 만족할 것이다. 경계의 삶, 이승과 저승에 선 음양사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까. 기대만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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