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게임 1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다치 미치루의 독특한 감성 세계에 푹 빠진 독자라면 역시나 아다치 미치루의 신작인 『크로스 게임』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터치』『H2』와 같은 평생의 명작에서부터 최신작인 『카츠』에 이르기까지 소년물로 손색이 없는 명작품들을 그려온 아다치 미치루는 참 독특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작가이다. 남자들만의 세계를 그리면서도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섬세한 감수성, 말로 표현하지 않고 대사 없는 그림으로만 톡톡 짚어내는 그 감수성 때문에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여성 독자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아다치 미치루의 만화는 한마디로 '청춘'에 관한 만화라고 할 수 있다. 청춘이라는 말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없으므로. 땀 흘리는 갑자원,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관계, 그리고 가끔은 독자 서비스에 충실해주시는 아다치 미치루의 센스(나는 하나도 기쁘지 않지만). 그의 만화에는 그만이 가지는 너무나 눈에 확 띄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그 매력을 안다면 좀처럼 거부하기 힘들 것이다.

아다치 미치루에 익숙한 독자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이 작품 약간 황당할 소지가 있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구도가 살짝 빗나가기 때문이다.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코우와 와카바는 소꿉친구다. 아다치 미치루 특유의 무뚝뚝하고 귀여운 얼굴의 남자 주인공인 코우와 그런 코우를 좋아하지만 티 내지 않는 인기인 와카바는 잘 어울리는 한쌍이고, 그런 그들의 므흣한 운명을 독자들은 기대할 것이다. 『카츠』럼 종국에는 그 둘이 잘 맺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할 것이고.

그러나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1권에서부터 여자 주인공을 뗑하니 죽여버리는 작가의 허를 찌르는 구성은 대체 이 만화책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게 한다. 코우와 와카바의 두근두근하게 전개되는 러브 스토리를 기대한 독자들의 마음을 사정없이 저버리게 되는데, 여자 짝궁을 잃어버린 코우가 대체 어떤 식으로 성장해나갈지, 그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가 되는지 궁금하다. (마치 터치에서 죽은 동생을 위해 야구를 하는 형처럼) 죽음의 의미는 그에게 어떤 식으로 남을지 2권이 너무너무 기대되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