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치우기
 
고대영 l 그림 김영진 l 발행일 2010년 7월 20일
 

아이들의 일상생활 속 생생한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표현한 이 시리즈는 한 권 한 권 출간되는 사이에 두 주인공의 이름을 따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내용일까, 독자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이어가는 여섯 번째 그림책, 『집 안 치우기』를 만나보세요.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 여섯 번째 그림책 『집 안 치우기』
생활 속 있음직한 이야기로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온 고대영 글작가-김영진 그림작가의 여섯 번째 그림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일상생활 속 생생한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표현한 이 시리즈는 한 권 한 권 출간되는 사이에 두 주인공의 이름을 따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내용일까, 독자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이어가는 여섯 번째 그림책, 『집 안 치우기』. 손에 잡은 블록 놀이를 계속하려고 집을 나서는 천진한 병관이를 만나보세요.

“장난감 좀 치워라.” “이거 먼저 하고요!” 어느 집에서나 벌어지는 이야기
엄마가 잠시 외출하신 사이, 지원이와 병관이는 마냥 신이 났습니다. 바둑알을 가져다가 알까기도 하고, 세계일주 놀이도 하고, 맛있는 토스트도 챙겨 먹고요. 마음껏 노는 동안 집 안 여기저기는 장난감과 책, 과자로 잔뜩 어질러집니다. 이때 엄마가 돌아오십니다. 엉망인 거실과 방을 보며, 엄마는 청소기를 돌릴 수 있도록 어지른 것들을 치우라고 하십니다. 지원이는 바둑알을 통에 담으며 정리를 시작하지만, 병관이는 우선 블록을 마저 만들겠다고 합니다. 고집을 부리던 병관이는 결국 “엄마 말 안 들을 거면 나가!”라는 말을 듣습니다. 주섬주섬 블록을 챙겨, 짧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서는 병관이. 당황스럽고 어이없는 상황이지만 엄마는 일단 베란다에서 지켜봅니다. 놀이터에 앉아 있던 병관이는 잠깐 집으로 돌아와 화장실에도 가고, 물도 마십니다. 그러고는 다시 밖으로 나가 만들던 해적선을 완성합니다. 날은 어두워지고 배는 고파지고, 기다리던 아빠가 돌아오지 않자 결국 병관이는 혼자 돌아옵니다. 다 만든 블록을 방에 놓겠다며, 방을 치우면 집에 들어와도 되느냐고 묻습니다. “그래.”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짧게 대답하는 엄마. 하지만 이미 식탁에는 병관이의 따뜻한 밥까지 차려져 있습니다. 저녁을 먹고 방을 정리하려는 병관이에게 엄마는 자기 물건을 정리하는 요령을 알려 주십니다.

병관이와 함께 신나고 의기소침하고 망설이다가 다시 편안해지는 아이들
어른들이 없는 사이, 지원이와 병관이는 보통의 아이들처럼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놉니다. 블록 놀이에 푹 빠진 병관이는 자기 물건을 치우라는 말에도 블록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먼저입니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여느 아이들처럼 말이지요. 결국 꾸지람을 들은 병관이는 엄마의 말씀을 그대로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집을 나섭니다. 물론 블록을 가지고 나가서 계속 놀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겠지요. 일단 하고 싶은 대로 멋진 해적선을 완성했지만 즐거움도 잠시, 병관이의 마음은 금세 집으로 향합니다. 집을 나가서 돌아오기까지 걱정스럽고 조심스럽던, 망설였던 마음은 엄마의 담담한 행동과 따뜻한 밥상으로 전부 풀어집니다. 다시 해맑게 웃는 천진한 모습으로 돌아온 병관이를 보며 어린 독자들 역시 긴장이 해소되고 편한 마음으로 웃게 됩니다.

아이들의 마음, 부모들의 마음을 함께 짚어보는 그림책
우선 자기 물건을 치우라고 하는 엄마나 아빠, 하던 일에 집중하고픈 마음에 치우기를 뒤로 미루는 아이들, 옥신각신하는 풍경은 어느 집에서나 자주 있는 일입니다. 그러다가 결국 꾸지람을 듣는 것까지 말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 번에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무심코 툭,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거나 울컥 화를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림책 속 엄마 역시 나가라고는 했지만, 짐작할 수 있듯이, 병관이가 막상 집을 나서자 당황스럽고 어이없습니다. 무심한 듯 반응했지만, 베란다에서 병관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내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은 여느 부모들의 초조함, 걱정스러움과 다름없을 것입니다. 결국 엄마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온 병관이를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맞습니다. 크게 혼내지도 않고, 호들갑스럽게 반기지도 않고, 미리 병관이 몫으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상을 차려 놓았을 뿐이지요. 긴장을 풀고 다시 웃는 병관이에게 이제 엄마는 자기 물건을 스스로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덕분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병관이는 스스로 고르고 나누어 자기 물건을 정리하는 경험을 가지게 됩니다.

다양한 소품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표현한 그림
김영진 그림 작가는 컴퓨터를 활용해서 그림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원고를 파악하고 장면을 구상하며, 스케치할 때에는 일단 종이에 직접 스케치하지요. 여러 번 계속 스케치를 다듬어간 뒤, 완성된 스케치를 스캔을 받아서 그 위에 컴퓨터로 채색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원하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과 표현할 수 있는 만큼 상상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머릿속 생각들을 적극적으로 펼쳐 보입니다. 특히 이번 『집 안 치우기』에서는 다양한 소품들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표현하는 그림 작가의 특징이 잘 살아 있습니다. 누나와 함께 알까기를 하고, 토스트를 먹는 중에도 병관이는 바둑알통을 엎고, 장난감 상자를 무너뜨리고, 잼을 흘리며 연방 귀여운 실수를 합니다. 그림 작가는 그렇게 어질러진 집 안 풍경,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장난감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공을 들여 세세하고 재미있게 표현해 그림 보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모형 장난감인 피규어 모으기를 좋아하는 작가의 취미까지 더해져, 이런 집 안 풍경은 실제 공간을 옮겨 놓은 듯합니다. 전작을 접한 독자들에게 재미있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킨 숨어 있는 그림 찾기. 이번에는 지원이를 나타내는 양, 병관이를 나타내는 펭귄과 함께 장면마다 토끼와 날아가는 물고기가 숨어 있습니다. 그림책 앞면지와 뒷면지에는 이번 작업을 진행하며 그린 작업 스케치를 실어서 독자들에게 그림책 만들기 과정을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고대영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아빠가 그림책을 만든다고 자랑하는 딸아이 덕에 그림책 편집자가 된 것을 무척이나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편집주간을 맡고 있습니다. 지원이와 병관이를 주인공으로 한 다섯 권의 그림책 『지하철을 타고서』, 『용돈 주세요』, 『손톱 깨물기』, 『두발자전거 배우기』, 『거짓말』과 『아빠와 아들』을 썼습니다.
 
김영진
1972년 충청남도 부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독자와 만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지하철을 타고서』, 『용돈 주세요』, 『손톱 깨물기』, 『두발자전거 배우기』, 『거짓말』, 『마법에 빠진 말썽꾸러기』, 쓰고 그린 책으로는 『노래하는 볼돼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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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영한대역 
 
 포리스트 카터 l 옮긴이 조경숙 l 발행일 2010년 6월 30일
 

 

이 책은 우리 독자들에게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영문판과 한글판을 한 권으로 묶은 영한대역본이다. 이제 원작과 함께 감상하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더 큰 감동으로 우리의 영혼을 따뜻이 어루만지고 일깨워줄 것이다.


원작과 함께 만나는《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뜨거운 감동
이 책은 우리 독자들에게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영문판과 한글판을 한 권으로 묶은 영한대역본이다. 이제 원작과 함께 감상하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더 큰 감동으로 우리의 영혼을 따뜻이 어루만지고 일깨워줄 것이다.
1976년, 미국에서 The Education of Little Tree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발간된 지 15년, 저자 사후 12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은 특이한 책이다. 이 책은 처음 출판되었을 당시, 여러 언론 매체들에서 다뤄졌지만 판매 부진으로 절판되고 말았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누구나 예외 없이 가슴이 뜨거워지는 감동을 느꼈고, 그리하여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이 퍼져감에 따라 이 책은 점점 더 희귀본이 되었다. 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힘이 1986년 뉴멕시코 대학 출판국으로 하여금 이 책을 다시 복간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복간된 이 책은 해가 갈수록 판매 부수가 늘어나 1991년 17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같은 해 ABBY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 상을 선정한 전미서적상연합회는 이 책이 판매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책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이 책은 10년 넘게 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면서,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누구나 한 번쯤은 꼭 읽어봐야 할 작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소설은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어린이도서연구회, 한우리독서운동본부, 중앙독서원, 학교도서관저널, 책읽는교육사회실천협의회, BBS(Busan Book Start) 운동본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EBS, 서울시교육청, 부산시교육청 등 수많은 기관 및 단체들의 추천 도서 목록에 올랐다.

삶의 철학을 바꿔주는 ‘작은 고전’
일종의 성장소설인 이 책은 주인공인 작은 나무가 홀어머니의 죽음으로 조부모와 함께 사는 것에서 시작된다. 체로키족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작은 나무는 산사람으로서 인디언으로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자연의 이치로 세상을 보고 판단하는 지혜를 배워간다. 
작은 나무는 조부모로부터 감사를 바라지 않고 사랑과 선물을 주고, 영혼의 마음을 알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체로키 인디언의 생활철학을 깨우쳐간다. 또 백인 문명에 짓밟혀가면서도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고 영혼의 풍요로움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인디언들이 어떻게 영혼을 지켜갔는지 배운다. 이 책은 자연의 이치를 벗어나 탐욕과 위선으로 점철된 현대 사회에 대한 고발이기도 하다. 작은 나무가 세상 속에서 마주치는 정치가와 종교인을 비롯한 여러 인간 군상들의 모습은 우리의 자화상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의 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와 그로 인한 폐단은 오늘날 우리 삶의 피폐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그런 현대 사회의 허구성을 뼛속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게 만들며, 궁극적으로 우리의 영혼을 뜨거운 감동으로 정화시켜준다. 
현대 문명의 이 같은 허구성은 작은 나무의 조부모가 인디언이라는 이유로, 또 자신들과는 다른 철학으로 아이를 기른다는 이유로 작은 나무를 강제로 고아원으로 보내 더 좋은 교육더 좋은 환경을 주는 배려에서 절정에 이른다. 결국 작은 나무는 부모가 백인처럼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차피 지옥에 떨어질 사생아로 취급하는 백인 문명의 잔혹성과 위선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조부모가 죽고 난 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인디언 연방을 찾아 헤매는 어린 방랑자가 된다.

원작의 완벽한 재수록과 아름다운 우리말 번역
이 영한대역은 원작을 전혀 손대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재수록하였다. 때때로 등장하는 사투리, 구어체, 축약형 표현 등을 그대로 살려, 원작의 작품성을 일절 훼손하지 않고 그 아름다움을 충분히 감상하도록 하였다. 
또한 우리말 번역은 단어 대 단어
, 문장 대 문장의 기계적인 번역을 피했다. 그럼으로써, 원작의 느낌과 메시지를 더욱 깊이 있고 풍성하게 전달하고, 더불어 우리말 표현의 아름다움까지 맛볼 수 있게 하였다. 
더불어 이 책에는 원어민이 녹음한 MP3 CD가 부록으로 함께 실려 있어, 이를 활용해 읽기뿐만 아니라 듣기와 말하기 능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포리스트 카터(Forrest Carter)
1925년 앨라배마 주 옥스퍼드에서 태어났다. 체로키 인디언의 혈통을 일부 이어받은 그는 이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 옥스퍼드에서 고교를 졸업한 후, 미 해군에서 근무했으며, 콜로라도 대학에서 공부했다. 작가로 출발한 것은 48세가 되어서였다. 처녀작인 《텍사스로 가다》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자신의 마음의 고향인 인디언의 세계를 어린 소년의 순수한 감각으로 묘사한 작품인 이 책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일종의 자전적 소설로, 발간 초기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저자 사후 12년이 지난 1991년 제1회 애비(ABBY)상을 수상했으며, 지금은 작은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모두가 인디언의 생활과 투쟁을 소재로 하고 있다. 다른 저서로 《제로니모》《조지 웨일즈의 복수의 길》 등이 있으며, 1979년 5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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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해전의 파도 소리
 
김근희 l 그림 이담 l 발행일 2010년 7월 5일
 

1597년 명량 해전, 최악의 상황에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은 왜군에게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온 힘을 다해 자기 몫을 다한 이름 없는 군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해랑이와 여랑이 남매를 주인공으로 임진왜란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는 그림책 『명량 해전의 파도 소리』를 소개합니다.

12척으로 133척을 이긴 위대한 전투, 명량 해전 이야기
『명량 해전의 파도 소리』는 1597년 명량 해협에서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이 펼친 ‘명량 해전’을 배경으로 한 그림책입니다. 명량 해전은 이순신 장군이 모함으로 백의종군하는 사이에 칠천량 해전에서 크게 패하고 난 뒤 최악의 상황에서 남은 전선 12척으로 왜선 133척에 맞선 전투입니다.(13척의 배로 싸웠다는 기록도 있음) 당시 칠천량 전투의 승리로 사기가 드높았던 일본은 제아무리 이순신 장군이더라도 겨우 12척의 배로 어찌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쉬운 승리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한 이순신 장군과 그를 믿고 묵묵히 따른 백성들이 승리하여 조선은 해상권을 다시 확보하게 되지요. 예상과 다른 전쟁 결과는 일본군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고, 이순신 장군에 대한 두려움은 이전보다 훨씬 커지게 됩니다. 이처럼 조선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임진왜란의 전세가 뒤바뀌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위대한 전투, 명량 해전. 그 한가운데 있었던 이순신 장군과 백성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죽기로 노를 저으면 우리 조선이 반드시 이길 거예요.”
1597년 음력 9월 14일, 왜군이 또다시 쳐들어온다는 소식으로 다시 마을은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오빠가 노를 젓는 격군으로 전쟁터에 나간 여랑이 가족은 마을을 떠날 수 없지요. 해랑 오빠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가슴 졸이는 여랑이에게 할아버지는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들려주며, 조선 수군이 수는 적어도 모두 힘을 합하면 이길 수 있으리라 말씀하십니다. 어머니 역시 맑은 물을 떠놓고 치성을 드리며 무사하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단 12척의 배로 백 척이 넘는 왜군 전함들과 맞서 싸우는 조선 수군. 천둥 같은 대포 소리를 들으며 해랑이는 전쟁터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와 가족들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손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이를 악물고 노를 젓습니다. 포수는 포수대로, 격군은 격군대로 물러서지 않고 죽을 각오로 모두 한마음이 되어 싸웁니다. 적선이 불타고 적장이 죽자 조선 수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해랑이를 포함한 격군들은 마지막 힘을 모읍니다. “만세! 조선 수군 만세! 이순신 장군 만세!” 이윽고 명량 앞바다에서 왜군을 물리친 만세 소리가 드높습니다.

새로운 시선으로 역사 속 영웅을 보여주다
이 그림책 속 명량 해전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은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시대를 초월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지휘력과 판단력, 철저한 준비성, 부하들과 백성들을 자식처럼 아끼는 자애로움은 많은 이들에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일화들은 소설, 드라마, 뮤지컬, 전시, 행사 등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습니다. 김근희-이담 작가는 영웅 이순신을 믿고 따르는 백성들의 시점에서 새롭게 보여줍니다. 해랑이와 여랑이 오누이를 주인공으로, 전쟁 당시의 안타까운 상황과 왜군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두기까지 긴박한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지요. 가슴 졸이며 오빠를 기다리는 동생 여랑이, 하늘도 안 보이는 전선의 밑바닥에서 오직 이순신 장군을 믿고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하는 오빠 해랑이, 그리고 그 곁에서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전쟁을 겪는 백성들의 힘겨움과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수많은 암초 사이로 거센 파도가 돌고 돌아 ‘우우우’ 거대한 소리를 내는 울돌목. 두 작가는 그 곳에서의 파도 소리를 서로를 염려하며 지도자에 대한 믿음으로 간절한 소망을 모아낸 백성들의 함성과 만세 소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조상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들이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을 그림책 속에 잘 담아냈습니다. .

철필로 왁스 페인트를 긁어내며 만든 독특한 장면들
전쟁이라는 긴박한 상황과 이를 이겨내는 조상들의 강인한 의지는 이담 그림 작가의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그림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담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왁스 페인트는 그리스 시대를 거쳐 이집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아주 오래된 채색화 재료입니다. 여러 가지 색깔의 안료를 밀랍(양초)과 송진과 함께 끓여서 만드는 왁스 페인트는 열을 가해 녹여 주로 나무에 채색하는 방법으로 그려왔고, 식으면서 금방 굳어버리기 때문에 정교하게 묘사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수천 년이 지나도록 변색되지 않는 내구성과 접착력은 어떤 재료보다 강합니다. 이담 작가는 자신에게 맞는 재료를 찾아나가던 중 우연히 칠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긁어가면서 그리는 방법에 재미를 붙였고, 무엇이든 긁기 위해 미리 칠할 수 있는 재료를 찾다가 왁스 페인트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평면에 그리는 것 못지않게 입체 작업에 흥미가 많았던 점, 판화를 좋아해 날카로운 철필의 딱딱함을 편하게 느꼈던 점 모두를 충족하는 재료여서 1990년 이후로 계속해서 왁스 페인팅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개인 작업과 그림책 작업을 해 오며 자신의 개성 있는 작업 방식을 발전시켜 온 이담 그림 작가. 왁스 페인트를 바른 다음 철필로 긁어낸 흔적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이미지들은 이순신 장군과 백성들 이야기를 독특한 느낌의 그림책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김근희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책 읽기를 무척 좋아해서 이야기 속에 파묻혀 지내고는 했습니다. 자라면서는 그림도 많이 그리고, 바느질도 즐겼어요.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 있는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 대학원에서 공부했습니다. 한국의 옛 것들과 소박한 일상, 들꽃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도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책 『민들레와 애벌레』, 『장승 이야기』, 『꽃이랑 놀자』, 『바람따라 꽃잎따라』를 쓰고 그렸고, 『겨레 전통 도감 살림살이』, 『아주 특별한 선물』, 『폭죽소리』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담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늘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그림으로 보여 주면서 사람들에게 뜻을 전하는 것이 더 쉬웠습니다.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 한 뒤 아내이자 동료인 김근희 작가와 함께 뉴욕으로 건너가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그림을 그린 책 『야구가 우리를 살렸다 Baseball Saved Us』, 『영웅들 Heroes』, 『자유를 향한 여정 Passage to Freedom』 등으로 미국의 여러 권위 있는 상을 받았으며, 우리 나라에서 출간된 『폭죽소리』는 1996년 볼로냐어린이도서전 일러스트레이션 전시 작품으로 선정됐습니다. 이 밖에 『모르는 게 더 많아』, 『당산 할매와 나』,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새미 리』 등 여러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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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
글·그림 권혁도 l 발행일 2010년 5월 25일
 

아름다운 나비를 보면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나비 애벌레를 따뜻한 시선으로 표현한 권혁도 작가의 신작입니다.
작가는 나비 애벌레 생김새와 생태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직접 애벌레를 기르고, 대표적인 나비 애벌레 14종을 세밀화로 그렸습니다. 나비 애벌레가 징그러운 대상이 아닌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아름답고 신기한 생명체임을 느끼게 해 줍니다.

애벌레가 사랑스러워지는 ‘나비 애벌레 세밀화’
꼬물꼬물 작은 나비 애벌레를 본 적 있나요? 징그러웠나요? 나비는 화려한 색깔과 우아한 날갯짓으로 사람들 눈을 사로잡습니다. 하지만 나비가 되기 위해서 애벌레는 먹고, 숨고, 천적에 맞서고, 몰래 허물을 벗고, 꿋꿋하게 살아갑니다. 이런 나비 애벌레들의 삶을 『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에 담았습니다.
권혁도 작가는 나비 애벌레의 생김새와 아름다움을 어린이들에게 자세히 보여 주기 위해 애벌레를 실제보다 훨씬 크게 그렸습니다. 애벌레는 다 자라도 손가락만한데 실제 크기로는 생김새를 온전히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커다랗게 그려진 나비 애벌레 그림에는 보송보송한 솜털, 주름 하나하나, 피부에 난 우툴두툴한 돌기, 뿔, 가시, 억세 보이는 턱, 잎을 갉아먹는 모습들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나비 애벌레를 커다란 세밀화로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작지만 아름답고 경이로운 생명체인 나비 애벌레를 만나게 됩니다.

작가가 직접 기르며, 쓰고 그린 나비 애벌레 관찰 기록
작가는 나비의 아름다움을 『세밀화로 보는 꽃과 나비』를 통해 보여준 바 있습니다. 100 여종의 나비와 150종이 넘는 꽃을 그리는 과정에서 나비를 관찰하며, 작가는 나비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일생의 대부분을 살아가는 애벌레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애벌레 생김새와 생태를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 동네 근처 풀밭과 숲을 돌아다니며 애벌레를 찾아 기르면서 관찰했습니다. 나비가 풀에 알을 낳는 것을 보고 풀과 함께 화분에 옮겨 기르고, 잎이 지는 늦가을에 산에서 만난 애벌레가 굶어 죽을까봐 안쓰러워 데려와 기르기도 했지요. 나비 애벌레는 종류에 따라서 먹는 식물이 다르기 때문에 식물 공부도 병행했습니다. 먹이식물을 알면 나비가 알을 낳는 곳을 찾을 수 있고 애벌레도 찾기 쉽지요. 애벌레가 사는 곳을 찾으면 수시로 가서 자라는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때로는 작은 알에서 애벌레가 깨어나고, 애벌레가 허물을 벗고, 번데기가 되어 나비가 나오는 과정을 가슴 두근거리며 지켜보았습니다. 알록달록한 애벌레를 보며 깜짝 놀란 일(사향제비나비 애벌레), 나비 알을 가져왔는데 알은 사라지고 줄기에 매달려 있는 애벌레를 보호색 때문에 못 보고 깜빡 속은 일(암먹부전나비 애벌레), 풀숲에서 가만히 애벌레 집을 열고 애벌레를 관찰한 일(네발나비 애벌레) 등 애벌레의 생활 중 사소한 부분까지도 관찰 경험과 꼼꼼한 기록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습니다.

애벌레의 생김새와 생활을 한눈에 보여 주는 구성
이 책에서는 펼친 면마다 애벌레를 한 종씩 소개하고 있습니다. 왼쪽 페이지의 크고 세밀하게 그려진 애벌레의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동시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자연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애벌레와 먹이식물을 함께 보여 주며, 자연스레 애벌레의 생활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애벌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재미난 에피소드를 한 가지씩 꺼내 애벌레와 대화를 나누듯, 독자에게 말을 걸듯 조곤조곤 애벌레의 행동과 그에 맞는 생태를 설명합니다. 쥐방울덩굴을 먹고 그 쓴맛으로 고약한 냄새를 만들어 위험을 대비하는 사향제비나비 애벌레, 가슴을 머리인 양 내밀어 새들을 속이는 제비나비 애벌레, 뿔로 나뭇잎을 두드려 다른 애벌레에게 자기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 먹이가 부족하지 않게 흩어져 살아가는 홍점알락나비 애벌레 등 글에는 경험과 정보가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보호색, 경계색, 공생 같은 어려운 말도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 보면 쉽고 명쾌하게 이해가 됩니다.
그림책의 마지막 부분인 부록에서는 애벌레의 생태에 대한 기초 지식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뒷면지에는 나비 그림을 넣어, 본문에 소개된 애벌레가 자라서 어떤 모습이 되는지 보여 줍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만나게 해주는 ‘권혁도 세밀화 그림책’ 시리즈
권혁도 세밀화의 특징은 너무 세밀하다는 것입니다. 그 세밀함 속에는 작가의 모든 것이 오롯이 살아 있습니다. 작가의 그림에는 애벌레들의 솜털 하나하나가 실제 그대로와 똑같이 묘사됩니다. 즉 솜털 하나하나에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작가의 짙은 애정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아이들에게 보여 주기 위한 작가의 인내와 끈기, 노력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 작가가 끈질기게 작업에 몰두했는지가 그대로 느껴지지요. 자연과 생명을 대하는 작가의 애정과 그것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 금방 느껴집니다.
권혁도 작가의 그림을 펼쳐볼 때 무언가에 확 압도되는 듯한 느낌을 느끼게 되는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느낌을 가지고 자연과 자연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 안으로 빨려 들어가 자세히, 오랫동안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새삼 경탄하게 되지요.
‘권혁도 세밀화 그림책’ 시리즈는 이렇게 보는 이들을 있는 그대로의 자연 속으로 데려가기 위해 탄생된 그림책들입니다. 권혁도 세밀화 그림책 시리즈를 만나보세요.

글·그림 권혁도
1955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추계예술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했습니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작은 벌레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벌레들이지만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몸은 비록 작지만 결코 생명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생명은 크고 작거나 귀하고 천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벌레들을 그릴 생각입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세밀화로 보는 꽃과 나비』,『세밀화로 보는 곤충의 생활』, 『세밀화로 보는 호랑나비 한살이』가 있으며, 그린 책으로 『세밀화로 그린 곤충도감』, 『누구야 누구』가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한 작업으로는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식물도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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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글·그림 권윤덕 l 발행일 2010년 4월 10일
 


사람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그리는 권윤덕 작가가 열두 달, 우리 아이들이 입는 옷과 그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열두 달, 우리 아이들 옷을 만나다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는 작가가 친척 아이들과 동네 아이들의 옷을 모으고 옷에 얽힌 이야기를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맨몸에 입는 속옷에서부터 집 안에서 편하게 입는 옷, 나들이 갈 때 입는 옷, 명절에 입는 옷, 몸에 맞게 고쳐 입은 옷, 물려 입거나 물려준 옷…….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는 저마다 다른 빛깔과 모양의 옷들을 갈아입으며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부제 ‘열두 달 옷 이야기’에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는 작가는 월 별로 중심 주제를 정해, 옷과 신발, 모자, 액세서리를 보여줍니다. 한 달은 두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장면에서는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옷에 대한 이야기와 이 옷을 입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아이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둘째 장면에서는 다양한 옷과 신발, 모자, 가방, 액세서리 하나하나 이름을 달아 보여줍니다.

옷마다 숨어 있는 소중한 이야기와 추억을 전하는 그림책
이렇게 모으고 담아낸 옷과 신발, 모자, 가방, 액세서리에는 저마다 소중한 이야기와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솔이 언니가 아껴 입던 옷이 내 옷이 되고, 내가 입던 원피스는 사촌 동생에게 주기로 합니다. 할머니 무릎에 앉아 털배자 보드라운 털을 만지작거리고, 엄마 청바지는 잘라 동생 바지가 됩니다. 좋아하는 토끼 그림이 있는 티셔츠, 새로 산 날 머리맡에 두고 잤던 로봇 운동화, 배트맨 흉내를 내며 어깨에 걸치고 다니는 티셔츠, 친구 보슬이와 똑같이 꽂고 다니는 들국화 머리핀까지 옷과 소품에는 저마다 이야기와 추억이 있습니다. 이 그림책이 갖는 따뜻함과 특별함은 생활 속에서 지나칠 만한 것들을 소중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가가 전하는 이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동생과 뛰어놀며 즐겁게 노는 모습, 비슷한 옷을 입고 나들이 가는 식구들의 모습, 친구와 함께 손을 잡고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 갖고 싶은 옷을 선물 받고 좋아하는 모습, 잠들기 전 온가족이 뒹굴며 장난치는 평온한 모습이 손에 잡힐 듯이 그려집니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과 친구, 이웃의 관계가 보이고, 무엇인가를 아끼고 좋아하는 소중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 마음은 그림책의 맨 끝, 작가의 말처럼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전해집니다.
“아이들은 몸으로도 옷을 입고 생각으로도 옷을 입는다. 소유하는 것 말고도 옷을 대하는 다른 통로가 아이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이 이 책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행복감에 젖어들기를 바란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아이들이 “엄마, 내 옷 이거 있잖아…….” 하며 옷장에서 옷을 하나하나 끄집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거기에 묻어 있는 소중한 사연들을 되새김하면서.”

사람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그리는 작가
권윤덕 작가는 지금까지 모두 여덟 권의 그림책을 쓰고 그렸습니다. 작가는 첫 그림책 『만희네 집』(1995)에서 ‘집’이라는 공간을 따라서 대가족이 함께 사는 모습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3년 뒤 두 번째 그림책인 이 그림책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1998)를 펴내며, 소중한 추억이 담긴 옷과 이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관계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일하며 어울려 사는 우리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 『일과 도구』(2008)를 통해, 직업에 대한 차별 의식을 뛰어넘어 모든 일이 얼마나 귀한지 이야기했습니다.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는 사람과 세상에 관심과 따뜻한 마음을 바탕으로 한 그림책입니다. 또한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공간과 그들이 만들어 내고 사용하는 물건 하나하나에 담긴 아름다움에 관심을 기울이며 오랫동안 그림책 작업을 해온 작가의 초기 모습이 잘 드러나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정성을 다해 표현한 우리 아이들 옷
작가는 한지의 일종인 순지에 한국화 물감을 사용해 옷의 문양 하나하나, 주름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또 저마다 개성 있는 아이들 옷의 형태와 빛깔이 한 장면 안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렇게 옷을 모으고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정성껏 그려내는 과정 속에서 느낀 즐거움과 설렘,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을 그림책 곳곳에 담았습니다.
1998년 처음 출간된 책을 다듬어 2010년 새롭게 펴냅니다. 원화의 따뜻한 느낌이 좀 더 잘 살아나도록 재현했으며,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되고 보기 좋도록 다듬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작가는 어린 시절 즐겨 했던 추억의 놀이이자, 오래 전부터 꼭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종이 인형 놀이’를 그렸습니다. 종이 옷장과 종이 인형, 한복과 드레스 등 옷 7벌과 이에 어울리는 가방과 신발 등 소품을 정성껏 그렸습니다. 초판에 한해 독자들에 대한 선물로 ‘종이 인형 놀이’를 함께 증정합니다. 이 그림책을 함께 보는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선물이 될 것이며,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놀잇감이 될 것입니다.


글·그림 권윤덕
1960년 경기도 오산에서 태어나 서울여자대학교 식품과학과와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광고디자인과를 졸업했습니다. 1987년에서 1992년까지 안양에서 지역미술운동을 했으며, 이 시기에 불화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아들 만희에게 보여 줄 그림책을 찾다가 직접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1998년에는 중국 북경에서 산수화, 공필화를 공부했고, 2005년과 2006년에 다시 불화를 공부했습니다. 현재 그림책 글을 쓰고 그림 그리는 일을 하며, 옛그림의 미감을 그림책 속에 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출간한 책으로는 『만희네 집』, 『씹지않고꿀꺽벌레는 정말 안 씹어』, 『생각만해도깜짝벌레는 정말 잘 놀라』, 『혼자서도신나벌레는 정말 신났어』, 『시리동동 거미동동』,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일과 도구』가 있습니다.
작가는 친척 아이들과 동네 아이들의 옷을 수집하고 옷에 얽힌 이야기를 모아 그림책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작업을 했습니다. 한지에 한국화 물감을 사용해 주름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여러 형태와 빛깔의 옷과 장신구가 조화를 이루도록 했습니다. 1998년 처음 펴냈으며, 2010년 새롭게 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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