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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ㅣ 오늘의 젊은 작가 40
정대건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평점 :
한줄평 : 상처의 소용돌이에 휩싸이지 않으려면 결국 문제의 심연을 마주해야만 한다.
<급류>는 가상의 지방도시 ‘진평’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동갑내기인 ‘도담’과 ‘해솔’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물에 빠진 해솔을 도담이 우연히 발견하며 둘의 인연이 시작된다. 둘은 점차 사랑에 빠지던 중 도담의 아빠와 해솔의 엄마가 불륜인 듯한 사실을 알게 되고, 도담은 이를 확인하려 한다. 그 둘이 만나기로한 어느 밤 도담과 해솔은 현장을 덮치려 했으나 사고가 벌어지고 도담과 해솔의 삶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너 소용돌이에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 줄 알아?
수면에서 나오려 하지 말고 숨 참고 밑바닥까지 잠수해서 빠져나와야 돼."
가끔씩 방문하는 독립서점에서 독서모임 책으로 급류를 선정했다. 아마도 요즘 역주행으로 많은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리는 책이어서 그렇지 않았을까.(추후에 서점지기님께 듣기로 실제로 단골 손님의 추천이 있었다는... ㅋㅋㅋ) 나는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읽었는데(개인적으로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애정하기에), 따로 기록을 해두지 않아서 재밌었다는 감상 외에 다른 것은 떠오르지 않는 책이었다. 그래서 결국 다시 읽었다. ㅋㅋㅋㅋ
많은 사람들이 연애 소설이라 칭하지만 나에게 이 책은 성장소설이었다. 과거(상처)로부터 자유로월 질 수 있는 건 과거를 제대로 바라볼 때 가능하고 나 자신만이 그 수렁에서 나를 꺼내줄 수 있음을, 이 책이 말해주는 것 같았다. 시간은 감정의 크기를 작아지게 하고 옅게 만들어 주지만 그것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결국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을 꺼내어 잘 풀어내는 것, 나를 위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책에서 나오는 다양한 유형의 사랑들도 재밌었다. 결핍과 여러 감정들이 엉겨붙어 끈적한 덩어리의 사랑을 하는 도담과 해솔의 이야기 말고도 창석과 미영, 정미, 태준, 승주, 선화 등 여러 등장인물과 나누는 사랑의 정의와 형태는 여러 고민 거리를 던져주었다.
사랑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이토록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할 수 있음을 저자는 보여준다. 나를 포함한 모임원들이 이 책을 완독하는데 평균 3시간 정도가 걸렸다. 책 제목처럼 급류에 휩쓸리듯이 읽게 된다는 뜻 아닐까.
여름의 청량함과 겨울의 시림을 오고가는 사랑이야기를 권해본다.
TMI.
독서모임에서 나눴던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가상 개스팅이었는데 해솔이는 홍경이 하는 걸로 결론이 났다. 물론 우리들의 의견이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