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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 오웰 지음, 이기한 옮김, 벤 핌롯 해설 / 펭귄클래식 / 2026년 3월
평점 :
1984 | 조지 오웰
#도서제공
💬 한줄평
정신차리고 싶을 때 읽는 책
디스토피아 소설의 클래식이자 정점, 『1984』.
오랜만에 다른 출판사, 다른 번역으로 만났다.
여전히 재밌었고, 서늘한 익숨함을 느꼈다.
스탈린 체제의 소련, 전체주의에 대한 은유에서 비롯된 소설.
책 속에는 감시와 통제로 이루어진 사회가 담겨 있다. 한 시대의 국가나 정치체제에 대한 풍자를 한껏 느끼며 이 책을 읽을 수도 있지만, 이번에 내겐 다른 주제가 더 크게 다가왔다.
"읽기와 쓰기의 상실"
빅브라더의 부서 중에는 기록과 관련된 부서들이 있다. 기록'하는' 곳이 아니라 '만드는' 곳이다. 과거를 가져와 과거를 만들고, 없는 사람을 있는 사람으로 만들고, 가혹한 진실을 달콤하게 만든다. 덮어씌워지고 지워져 원본이 사라진 곳에 증거와 증언은 사라졌고, 사람들은 떠올릴 수 없어 의문을 가지지 못 한다. 떠올려도 확인할 수 없다.
빅브라더는 더 나아가 '신어'라는 방식을 이용한다. 단어의 파괴, 즉 단어의 의미를 엄격하게 정의하고 부수적인 의미들을 말살하는 것이다. 그 결과, 해가 갈수록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의 수는 줄어들면서 사고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국가로부터 통제받지 않지만 언어 능력의 많은 부분을 잃어가고 있다. 감정은 밈과 이모티콘으로 대체되면서 이름을 잃는다. 텍스트는 영상으로 대체되어 과정없이 흡수되고, 그 속도는 압도적으로 빨라졌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계속해서 주입받는다. 내가 생각하지 않아도 생각이 들어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잃어가는 것들을, 우리는 느끼고 있을까.
읽기와 쓰기가 사라져 사고가 정지되는 사회. 그 사회에서 주인공 윈스턴이 빈 종이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을 때 느꼈던 감정은 무력감이었다. 나는 책에 대한 감상을 쓸 때 마주하는 흰 바탕에 미약한 공포를 가끔 느낀다.그런데 이 공포가 나를 다시 읽게 만든다. 한 줄의 독백이라도 떠오를 수 있도록. 계속 읽을 수밖에 없다.
#1984 #조지오웰 #펭귄하우스 #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