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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 갱 올스타전
나나 크와메 아제-브레냐 지음, 석혜미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4월
평점 :
* 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지원해 주셨습니다.
💬 한줄평 : 죽음을 죽음으로써 갚을 수 있는가.
#체인갱올스타전 #배틀그라운드 #극한격투스포츠
"배틀그라운드에 온 걸 환영합니다."
<체인 갱 올스타전>은 근미래 미국을 배경으로, B3라 불리는 정당한 선택에 관한 벌률이 통과되면서 CAPE(형사 범죄 처벌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 정당한 선택에 관한 법률 : 유죄 판결을 받은 국가시설 수용자가 본인의 의지와 권한으로 국가가 집행하는 사형이나 최소 25년의 수감 생활 대신 CAPE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로 선택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해당 프로그램에 3년간 성공적으로 참여한다면 해당 수용자는 사면, 감형, 또는 완전 면책의 대상이 된다.
중범죄자들은 자신의 형량과 목숨을 맞바꾸는 계약을 맺는다. 그리고 출전한다. CAPE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 "체인 갱 올스타전"에.
이책은 '체인 갱 올스타전'이라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출연하는 인물들('링크'라고 칭함), 프로그램을 보는 관중,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인물, 프로그램에 종사하는 직원 등 다양한 시점으로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범죄자 처벌 엔터테인먼트라는 주제가 다층적이고 복잡한 관계를 가질 수 있음을 알려주고, 읽는 동안 깊이 고민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주었다.
#아이러니
체인 갱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참가자들은 살인자이다. 이들의 생존이 유흥거리로 전락했다. 그런데 우습게도 가장 강한 생존자를 관중들은 응원하고, 열광하며, 사랑한다. 감탄의 박수를 보낸다. 경기가 끝난 뒤 우승자의 인터뷰를 보면서는 그에게 서사를 쌓고 캐릭터를 완성시킨다. 낯설지 않은 느낌에 서늘함을 느끼며 뒷맛이 개운치 않은 웃음이 계속 났다.
#행동하지않음 #반응하지않음 #목격하지않음
국가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B3 정책에 모두가 찬성하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반대하는 연합들이 존재하고, 행진한다. 이를 본 사람들은 시위대를 모욕하기도 하고, 응원이나 연대의 표시를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 마치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은 것처럼. 모르는 일인 것마냥. 하지만 무반응도 결국 선택의 결과이다.정부에 의해 매일 여자들과 남자들이 살해당하는 살인 게임에 대한 우회적 동의.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찬성일까, 반대일까, 무반응일까.
#존재에대한수치심 #인간에대한존엄성
서워는 자신이 거둔 성공이 그들 안의 어떤 마음을 정당화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누군가를 죽이면 그들은 그녀를 더욱 사랑했고, 그녀는 그들을 더욱 깊이 증오했다. ___55p
로레타 서워는 강한 인물로 프로그램 속에서 계속 생존하면서 명성과 인기를 누린다. 그러나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침묵한다.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수치심. 경기에서 승리할수록, 생존에 성공할수록, 계속 살아나간다는 사실이 그녀를 부끄럽게 만든 것이다.
그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피는 피로, 죽음은 죽음으로 갚을 수 있는 것일까. 범죄자가 다른 범죄자를 죽이는 광경을 생중계로 보게 된다면 진짜로 통쾌하고 짜릿할까. 프로그램 속에서 3년 동안 누군가를 끊임없이 죽여 끝내 사면받은 범죄자는 온당한 값을 치룬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사회는 그 사람을 온전하게 다시 받아들여줄까.
독서하는 내내 머리를 박박치면서 고민에 고민을 불러온다. 뒤엉킨 감정들과 묘한 불쾌감을 내 속에서 계속 일으킨다. 읽고 나면 피곤함과 두통이 몰려오지만... 그만큼 엄청난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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