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 - 나의 작은 날들에게
류예지 지음 / 꿈꾸는인생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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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책꽂이에 넣어둔 일기장을 꺼낸 것 같다.
가만히 숨겨뒀던 그날의 날씨, 옷차림, 냄새, 기분을 꺼내서 촤륵 펼친 것 같다.
그래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고 약간 아릿했고, 이젠 추억을 꺼내 슬쩍 웃는 나이가 된 것이 조금 서운했다.

이 나이 먹도록 이룬게 없는 나를 한심하게 생각한 때가 있었다.
지금은 안다. 특별하지 않았고, 드라마틱한 반전이 나에겐 없었지만 매일의 작은 반짝임들이 날 이루고 있음을.

이 책은 그런 내 생각과 딱 맞는 책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한참을 가만히 웃었다.
그리고 다시 일기를 써볼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저 지나는 나의 작은 날들이 안타까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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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바버라 J. 킹 지음, 정아영 옮김 / 서해문집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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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9 까마귀 사체 몇 구가 나타나자 채 몇 분 지나지 않아 그곳에 있던 까마귀들이 집합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주변 지역에 있는 까마귀들을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열 마리가 넘는 까마귀가 죽은 까마귀들 위를 빙빙 돌며 울부짖었다.

P261 동물원 사육사들은 고릴라들이 뵈는 행동뿐 아니라 슬픔에 빠진 고릴라의 근육 무게, 사라진 개체를 찾아다니는 움직임에서 엿보이는 불안, 무리 구성원들 간에 전파되는 울음소리의 광적이고 절망적인 기색 등 행동의 속성도 기록할 수 있다(물론 이러한 속성의 부재를 기록할 수도 있다.)

#동물은어떻게슬퍼하는가
#바버라J킹
#서해문집

책의 제목을 보면서 가족, 친구를 잃은 동물들이 눈물을 흘리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이상행동을 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뭐 ... 상상일 뿐이었다.
내가 상상하는 모습이 있기도 했고, 없기도 했다.

의인화된 동화를 너무 많이 본 탓인지 내가 상상한 극적인 모습이 아니어서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덮을 수 없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동물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더 더 궁금해졌다.

책을 읽으며 확신한 것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사랑을 하고 슬픔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적 관점에서 동물을 판단할 일은 아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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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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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참 신나게 우울했다.
다 큰 아들을 보는 뿌듯함과 밀려오는 허전함.
나이를 먹었지만 아직 철딱서니없는 나에 대한 한심함.
저녁마다 함께 수다떨던 딸아이가 공부를 위해 저녁마다 제 방으로 들어갈때의 서운함.
기타등등의 세상일까지 모두 날 우울하게했고 또 우울하게 했다.
그러다 손에 쥐게 된 책 #비로소내마음의적정온도를찾다 는 가만히 내 맘을 만져주었다.
#정여울 작가의 시선을 따라 월든에 가면 소로도 만날수 있고 잃어버린 뜨락, 정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꿈 원초적 자연을 탐험하고 공존하여 진정한 평화를 누리는 그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P52 문제 하나에 지나치게 골몰하여 자꾸만 자신을 탓하는 나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 그때가 바로 산책이 절실해지는 시간이다.
P55 걷기라는 일상의 '미니 투어'를 마치고 나면, 마음은 한껏 자라 있고, 빈틈없이 빽빽해서 전혀 움직일 수 없었던 마음속에는 비로소 사유의 여백이 생긴다. 그 싱그러운 여백 속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소심한 산책자였음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그 문장들에 맞춰 발을 뗐다.
나를 둘러싼 쓸데없는 생각과 미련맞은 걱정들을 가만히 내려놓는다.

P118 ㅡ자연을 관찰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지극한 내면의 희열유 느꼈던 것이다.
ㅡ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는 의지, 진정한 나 자신과 만나려는 모든 실험을 포기하지 않는 용기.

조금 더 조금만 더 내 안의 월든을 걸어 보기로한다. 아직은 좀 더 빛을 낼수 있을것 같으니까.

P270 나 자신을 진정으로 믿고, 그 길을 향해 순정하게 나아간다면, 그 무엇이라도 해 낼 수 있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만날 것이다.

P303 아무리 외로워도 무리 짓지 않을 용기, 혼자임에도 그 누구에게도 당당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은 고독속에서도 결코 자신의 빛을 잃어버리지 않는 늠름한 존재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이다.

이번 봄엔 "월든"과 함께 산책을 하고 해가 잘 드는 곳에 앉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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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고서점의 사체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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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던 직장이 망해 일자리를 잃은 마코토는 기분 전환을 위해 비싼 호텔에 투숙한다.
그런데 그 호텔에 불이 나 불에 탄 시체를 보게 된다. 충격으로 원형탈모에 걸려 상담을 받으러갔는데 이상한 종교집단 이었고 감금까지 당한다. 간신히 탈출한 마코토는 불운을 털어내려고 하자키시의 바닷가에 갔다.
그 바다에서 동동 떠내려온 젊은 남자의 시체!
그 시체를 먼저 발견했다는 이유로 경찰은 하자키에 남으라는 요청을 했다. 그리고 우연히 로맨스 소설을 취급하는 진달래 고서점에서 잠시 일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또 시체와 마주하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불행을 몰고다니는(?) 마코토때문일까?
설마 그럴리가. 마코토는 피해자라구요!

진달래 고서점의 주인 베니코의 집안에서 일어났고, 일어난 일들이 하나씩 밝혀진다.

사체는 나오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미스터리.
이렇게 "안"자극적이어도 되나요!?
됩니다. 됩니다. 붉은 빛 자극이나 뚜렷한 악인이 없는데도 탄탄하고 오밀조밀 짜여진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하니까


P31 하루하루 그런 마음을 누르며 일하고 있는데, 또 성가신 사건이 벌어진 건이다. 이이자와 마코토가 발견한 사체는 그대로 하나의 '수수께끼'였다.
P201 "히데하루의 사체를 발견한 여자가 이번에는 그 고모할머니의 가게를 맡게 된 것이 우연이냐 아니냐 하는 겁니다. 아이자와 마코토,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P257 "이봐요. 놀리는 것도 적당히 해요. 뭐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요, 발이 좀 미끄런진 것뿐이잖아요. 정말로, 정말, 어째서 나만 이런 꼴을 당하는 거냐고요."

P359 "정말 그래요. 어찌 됐건 한 사람이 겪은 나흘분의 경험치고는 놀랄 만한 양이잖아요.
P449 이런 식이라면 우리가 한 일은 들키지 않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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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57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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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책읽기


#훌훌 #문경민 #문학동네


다 털어버리고 나면 가뿐하게 날아가 버릴수 있을 것 같은 유리다.
유리는 서정희씨에게 입양된 딸이다.
서정희씨는 할아버지에게 유리를 맡겼다.
그래서 유리의 가족은 할아버지 뿐이다.
적당한 거리를 지키며 사는 둘에게는 과거를 뒤로한 가벼운 헤어짐만 남은것 같았다.
어느 날 그 아이, 서정희씨의 친 아들이 유리네에 오기 전까의 이야기다.
그 아이, 연우는 서정희씨의 죽음으로 유리네에 들어오게되었닺.
내키지 않은 인생을 떠 맡게 되면서 유리네에 균열이 생긴다.


이 소설엔 입양아의 아픔 뿐 아니라 삶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담담한 문체가 더 현실감있고 무게있게 다가와서 좋았다.

다양한 인생사를 평범한 일로 받아들여준 유리의 친구들이 있어서 좋았고, 자신의 아픈 경험으로 유리를 위로해준 담임쌤이 계셔서 기뻤다.
그리고 자기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끝까지 유리를 지켜 주신 할아버지가 안도했다.

사람을 훌훌 털고 나만의 공간으로 날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을 마주하고 위로가 되는 이웃과 함께 훌훌 나는 일은 이해와 사랑, 연민이 있다면 가능한것 같다.
이 책에 나온 모두가 가붓한 맘으로 살아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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