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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평점 :
"폭력은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해. 그런 말은 거짓말이야. 이 세상은 약육강식이거든.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괴롭힘을 당하지. 체력만이 아니야, 정신력도 마찬가지지.p22
시게아키를 괴롭힌 상대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야마토를 몰아세웠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다른 고등학교에 다니더라도 스물네 시간 괴롭힐 수 있다. 정말 편리한 세상이라고, 어디선가 비웃고 있을 것만 같았다. 시커먼 증오의 감정이 가슴속에 서서히 퍼져 간다. 두 번 다시 누구도 괴롭히지 못하게 숨통을 끊어 주고 싶다.p152
셋은 기묘하게도 모두 11월 6일에 죽었다. Y는 S를 괴롭혔다는 유서를 남기고 죽었다고 했다. 혹시 Y만이 아니라 류지도 학교 폭력에 가담 했다면? 아니, 오히려 주모자였다면 백발의 남자가 류지를 살해할 동기는 충분해진다.
즉 아들의 복수를 한 것이다.p209
"한심하게도 나는 녀석들의 덫에 걸려 호프 볼링에서 폭행을 당했어. 거기서 아들이 폭행당하는 영상도 보게 됐지. 아니, 그건 괴롭힘 수준이 아니었어. 범죄지. 아들이 울면서 그만 하라고 수없이 간청했는데도 녀석들은 폭행을 멈추지 않았어. 여러 해가 지난 지금도, 녀석들은 동영상을 보며 좋다고 웃더군. 정말로 즐거운 듯이."
누군가는 '고통을 아는 사람일수록 따뜻하다'라고 말했다. 그 말이 정말일까........p221~222
피해자가 나쁜 사람이었다고 해도 상처 입은 마음은 회복 되지 않는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페니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고 편안히 지낼 만큼 어리지도 않고, 이 고통을 어떻게 정리 해야 할지 알 정도로 어른도 아니다. 이 어정쩡한 상태가 너무 고통스러워 답답했다.p266
그때 새빨간 스니커스와 소년의 울 것 같은 표정이 뇌리에 박혀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아들을 떠올리고만 것이다......
시게야키도 저렇게 매일 필사적으로 도망쳐 다녔을지 모른다. 학교라는 좁은 세계에서 도망칠 곳이란 없었을 텐데......p294
11월 6일 중학생 S는 목을 그어 자살한다.
다음 해엔 그의 어머니가 자살했고, 그 다음해엔 S의 동창생인 고등학생이 자살했다.
그리고 지금 학교폭력을 당하는 고등학생 도키타.
이유도 모른채 당하는 폭력과 협박에 이제 그만 죽고 싶다. 11월 6일 그를 죽이고 도키타도 죽을 것인가?
또 S의 아버지 가자미. 아들과 아내를 잃고 간신히 살아가던 그가 아들의 자살 사건의 진실을 조금 알게된다.
학교폭력의 당사자 도키타와 피해자 가족인 가자미가 그려내는 고통스럽고 따뜻한 이야기.
책을 읽는 내내 많이 불편했다.
그 연령대 아이들을 키우고 있고 수업하며 만나는 아이들이 있어서 더욱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 아이들이 그런 속에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폭력을 행사하는 그들의 행동을 철없는 그것이라 칭하며 방관해서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가해자는 아니었는지 끊임없이 생각했다.
또 가해자들은 여전히 있는데, 내 새끼 죽인 그 놈을 죽인 부모가 진짜 죄인인가?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또 가해자가 된 피해자를 보며 세상의 법이, 인간의 섭리가 권선징악을 제대로 행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