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안식처 Eternal Sabbath 6
소료 후유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그는 타인의 마음에 들어가 살짝 타인의 기억을 고친다.
마음이라고 불리는 불가시적인 세계에서 혼란과 조화를 가지고 노는 것이다.

영원의 안식처의 내용중에 한구절이다. 가장 간단하게 책의 내용을 정리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저 짧고 단순한 두 문장이 책을 읽다 보면 단순한 의미로 다가 오지 않는다.

불노불사를 위해 만들어낸 실로라는 유전자 조작 인간과 완벽한 실로 대신 생체실험을 하기 위해 만들어낸 클론 이삭은 다른 사람의 뇌(기억)를 제멋대로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로가 해부되기 전날, 그들은 힘을 합쳐 탈출을 감행하고 사회에 나와서 겪는 일로 만화는 시작된다.

매력적인 실로 보다는 잔인한 이삭이 내게는 더 신경이 쓰인다.

여기서 이삭은 그렇다.

복 날 잡아 먹으려고 키우는 강아지. 아무 애정도 없고 아무 기대도 없이 오로지 해부를 위한 실험용 몰모트에 불과한 이삭이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만일 그 강아지가 자기기 사육되는 이유를 알았다면, 자신의 무차별적인 애정과 헌신과 충성은 필요 없이 얼른 키워 해치우는 것만이 삶의 의미였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래서 살기 위해 주인에게 이를 세우고 달려들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보다는 당연히 사회적 데미지가 크지만.

실로는 사람들의 애정을 필요로 하고 함께 어울려 살고 싶어하지만 정작 그 속에 섞일줄은 모른다. 이삭은 인간을 곤충채집을 위해 잡아 죽이듯 아무렇지도 않게 죽여버린다. 대체 어쩌자고 이런 생물을 만들었을까? 하고 원망을 하고 싶지만 어쨌든 그들도 인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연 발생적으로 만들어졌든,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든 사람은 사람이다.
제대로 된 임신 기간을 통해 태어났다면 아마도 다른 결과가 나왔으리라 믿는다. 인간의 욕심과 오만과 잔인함을 실컷 느낄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암울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보여주리라고 믿고있다. 꼭!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빨려 들어가는 매력적이고 고급스러운 만화를 발견하게 되어 행복했다.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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