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알약 - 증보판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프레데릭 페테르스 글.그림, 유영 옮김 / 세미콜론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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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은 오랫동안 좋은 감정을 가져왔던 카티와 사랑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카티는 에이즈 환자에요. 하지만 프레데릭은 그런 카티를 받아들입니다. 아마 프레데릭만큼 카티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예요. <푸른알약>은 프레데릭과 카티의 결심, 그리고 두 사람의 출발을 담담하게 그려나갑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가족을 만나기도 하고, 연인을 만나기도 하며, 친구를 만나기도 합니다. 우리는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픈 것과 아픈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다는 건 깊은 바다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일 거예요. 한 동안은 괴롭고, 무엇을 해줘야 할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조차 모를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다는 건 많은 일을 혼자 감당해야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그건 건강했던 둘 사이가 아닌 새로운 관계처럼 느껴지기도 할거예요. 그래서 연인이 아프면 위기를 맞곤 하죠. 그럼 아픈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저는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주변의 누군가 아프면 다른 이유들 때문에 더 힘들지도 몰라요.


어렸을 적에 저와 동생을  귀여워해주시던 이웃집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그분은 저보다 나이가 많은 아들 둘이 있었어요. 하루는 저희 어머니가 단단히 일러주시길 그 집 큰 아들이 B형 간염이니 그 집에 웬만하면 가지도 말고 그 동생과도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하셨어요. 사실 그 집 둘째 아들과 아주 친하게 지냈었거든요. 그 이후로 그 집 둘째 아들과 저는 멀어졌습니다. 사실 제 어린 마음에는 B형 간염이든, 백혈병이든, 피부병이든 상관 없었지만요.


사람들은 우리를 위해준다는 가면을 쓰고 연민과 동정의 시선을 던지기도 해요. 그런 병든 시선들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할지도 몰라요.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


우리는 얼마나 건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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