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 부지깽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1
로버트 쿠버 지음, 양윤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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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단편 소설들을 모아 엮은 책을 단편집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몇가지의 단편을 결합해서 한가지의 공통된 주제로 이끌어가는 걸 옴니버스라고 하지요.


반드시 옴니버스가 아니더라도, 소설의 분위기와 작가의 개성은 단편집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 메타픽션의 아버지' 로버트 쿠버도 '요술 부지깽이' 단편묶음집에서 일관된 글을 쓰기는 씁니다. 다만 시간이 뒤죽박죽 되어 있고 사건이 우왕좌왕하다보니 생각보다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첫페이지를 읽기 시작하기 전 뒤쪽의 작품해설을 먼저 읽어보아도 그렇게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네요.


'요술 부지깽이'의 가장 큰 특징은 서사적 붕괴와 재구성입니다. 그것이 어떠한 재미를 가져다주는 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로버트 쿠버는 모래사장에 이름을 써놓고 파도가 휩쓸고 가면 또 쓰고 다시 쓰고 해서 재미 나겠지만 지나가는 우리야 그게 무슨 재미인지 알게 뭐겠어요.


로 버트 쿠버의 장편소설은 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하이퍼-픽션이니 메타-픽션이라는 말은 그의 단편 소설처럼 지나치게 장식적인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속에서 어떠한 재미를 찾아야 할지 알 수가 없어 지겹네요. 단지 우리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 싶어 하는 평범한 독자니깐요.


여러 이야기 중 <형>은 그나마 읽기가 불편하지 않네요. 큰 줄기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 입니다. 다만 노아의 동생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동생은 형 노아가 배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동생은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있지요. 동생의 부인은 목적을 알 수 없는 노아의 배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물어보아도 형은 방주를 만드는 이유를 말해주지 않죠. 그래도 동생은 꿋꿋이 형을 도웁니다. 어느날 형은 방주에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싣기 시작하고 그런 모습이 동생과 동생의 부인은 우습기만 합니다.

비 가 세차게 내리는 밤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세찬 비는 그칠 생각을 하지 않고 엄청난 홍수와 함께 세상은 물에 잠기기 시작하죠. 동생은 저 멀리 형의 거대한 방주를 보고 가족을 살리기 위해 형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형 노아는 매몰차게 모른 척 해버리죠. 동생은 처참한 기분 속에 잠겨버린 집을 바라만 봅니다.


이 책에서 <형>은 드물게 등장인물도 정리되어있고 시간도 제 정신으로 흐릅니다. 그래서 로버트 쿠버의 안내를 받으며 비교적 편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죠. 다만 다른 이야기들도 좀 편하게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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