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돌아와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상한 일이 생긴 것이 틀림없다.
옷을 입은 채 잠자리에 들어서는
담요 아래로 머리를 파묻고
두 무릎을 끌어당겼다.
나이는 마흔 살가량, 하지만 이 순간엔 아니다.
있는ㅡ 일곱 겹 살갗 너머 엄마 배 속,
보호되는 어둠 속에 있는 동안.
내일은 전 은하계를 비행할 때의
인체의 항상성(恒常性)을 강의할 거지만,
일단은 웅크린 채 잠이 들었다.

* 쉼보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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