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샐리 헤이스와 함께 이걸 본 적이 있는데, 샐리는 무대 의상이나 장식이 참으로 아름답기 짝이 없다고 계속 말했다. 나는 예수가 이런 호화찬란한 의상 따위들을 본다면 아마 구토를 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샐리는 나더러 신을 모독하는 무신론자라고 했다. 예수께서 진정으로 좋아할 사람은 그 오케스트라에서 작은북을 치는 단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내가 여덟 살 때부터 죽 보아왔는데, 부모와 함께 보러 갔을 때 나와 동생 앨리는 이사람을 더 잘 보려고 자리를 옮기곤 했다. 그렇게 훌륭하게 북을 치는 사람은 일찍 본 적이 없다. 
 

나를 미치게 만든 것은 내 옆 한 아주머니가 앉아 있었는데, 그 숙녀가 영화가 계속되는 동안 줄곧 울더라는 사실이다. 영화가 엉터리로 되어가면 갈수록 더 우는 것이었다. (...) 영화의 엉터리 같은 이야기에 눈이 빠지도록 우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본질적으로 야비한 것들이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을 하면 모든 인간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 
 

 

*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이덕형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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