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를 사랑했는지 어쨌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와 함께 나는 신 나게 웃어 댈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함께 침대 위에서 뒹굴었고 술을 마셨고 담배를 피웠다. 그것은 사랑했다는 것보다 더 대단한 것이었다. 나는 고개를 젖히고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함께 있을 때, 그때도 나는 외로웠고 혼자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그가 없는 지금은 훨씬 더 외롭게 느꼈다. 나는 진짜, 완전히 혼자가 되어 버린 기분이었다. 아아, 나의 쌍둥이 왕자...... 나는 육교 난간으로 허리를 꼬꾸러뜨리며 울음을 터뜨렸다. 내 손에서 떨어져나간 술병이 철둑 어딘가에 떨어져 부서졌다. 그리고 긴 기차의 기적소리와 뒤이어 달려온 바퀴소리가 내 울음소리 위로 지나갔다. 철컥철컥. 기차의 바퀴는 규칙적인 소리를 냈고 나는 시간이 가고 있는 소리를 들었다. 

 

- 숨어 있기 좋은 방, 신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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