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가서 시체 부검을 해 보겠냐는 제안에 나는 싫다고 했다. 나는 사망 원인을 알고 싶지 않았다. 그 원인이라는 게 진짜 이야기는 밝혀 주지 못할 테니까. 누나는 상심하여 죽었다. 사람들은 상심으로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웃음을 터트린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사람은 정말로 심장이 깨져서 죽는 것이다. 이런 일은 매일 벌어지고 있다.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
미리엄, 이 괴상한 세상은 계속 굴러가고 있어. (...) 이 괴상한 세상은 계속 굴러가고 있어요.
.
하지만 난 네가 행복하기를 바라.
- 어둠 속의 남자, 폴 오스터
>> 접힌 부분 펼치기 >>
나쁜 자는 자신이 선량하다고 생각하지만, 선량한 자는 자신의 선량함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남들은 용서하면서 삶을 살아 나가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다.
기차의 경적 소리가 우리의 귀에 크게 울려 퍼진다. 귀청을 찢어 놓는 커다란 소리. 인생은 실망스러워요. 그렇지 않아요? 네가 행복하기를 바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그녀의 본능이나 충동은 아주 깊었다. 오싹할 정도로 말이야. 그런데 자기 자신과의 관계는 기이할 정도로 천박했어. 그녀는 착한 마음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본질적으로 잘 교육을 받지 못했어.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고 그 어떤 것이든 아주 오래 집중을 하지 못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최선을 희망하는 것뿐이다.
내 딸아 그리고 손녀야, 이러한 혼란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아름다운 시정(詩情)이 있어.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이 정말로 있어. 너희들이 그 말들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 미리엄. 인생은 실망스러워. 하지만 난 네가 행복하기를 바라.
|
<< 펼친 부분 접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