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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몇년 전부터 문학동네 소설상과 작가상 수상작은 꼬박꼬박 읽고 있는 편인지라...
(내 취향에 맞는 소설들이 많더란 말이쥐...)
이번에도 역시 외면할 수 없어, 출간과 동시에 책을 구입하고 어제 드디어 다 읽었다.
저번에 수상작은 <달의 바다>더니 뭐야, 이건 <달을 먹다>라니... 표지는 왜 저래, 무슨 호러물인가, 등등
사전 정보 없이 갖가지 상상을 다하며(난 소설 리뷰 같은 거 잘 안 읽거든... 귀찮아서...) 읽었는데 홍 모의 난이 일어났던 시대 즈음,
그러니까 19세기 조선 시대가(그렇다고 딱히 왕의 이름을 언급한 것도, 연도를 명시한 것도 아니지만) 배경인 소설이었다는...
대충 이야기의 골자는 류호라는 인물 좋고 풍류를 즐기던 바람둥이 양반이 뿌려놓은 씨앗들의 불행한 또는 불쌍한 운명의 이야기.
내 수준으로는 딱 그 정도로밖에는 요약 못하겠다.
류호라는 인물로 인해 얽히고설킨 인연들의 사랑과 삶이 이야기가 하나의 줄기를 따라 흐르고 결국 한 궤를 뚫어가지만,실상 소설은, 묘연의 몇 번째 이야기, 난의 몇 번째 이야기, 희우의 몇 번째 이야기, 기현의 몇 번째 이야기 등등으로 각 등장인물이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바대로 사건과 인물에 대해 묘사해 나간다.
등장인물의 관계는 묘하게 복잡한 듯하면서도 단순하고, 단순하면서도 매우 복잡하다.
나처럼 사람 이름 외우는 거 별로 관심 없는 사람에겐 꽤나 읽기 거시기한 부분이 있다.
게다가, 수려한 문장(좋게 말해서 수려하지, 개인적으로 이렇게 힘이 빡 들어간 문장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 관계로)과 다양한 어휘의 사용 등은 이 소설로 데뷔한 신인 작가가 쓴 소설이 맞나 싶을 정도이다.
내 개인적인 소설 외형적 특징의 취향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사람을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과 흡인력이 있는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드문드문 읽었다가 자칫 맥을 놓칠 수 있기에,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고 자느라고 좀 고생스럽기는 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