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나세요?
빌 맥팔란.알렉스 옐로우리스 지음, 황소연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무슨 우연인지는 몰라도, 이러저러한 스트레스로 머리는 터질 것 같고, 온갖 짜증이 하늘을 찌르는 주에 이 책을 읽게 됐다. 뭐, 살다 보면 수시로 그런 짜증과 자기 혐오나 자기 비하 등에 시달리며 살게 되지만, 이번주 만큼은 정말 스스로 감정을 주체하기 너무 힘들 정도의 짜증이 나를 휘집어 놓은 것 같다. "위기를 용기로 바꿔주는 15가지의 문자 메시지"라. 과연 그 문자 메시지를 보고 나는 정점에 다달은 이 짜증과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며 "살맛 나는 인생"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해라"라는 식의 자기 명상, 또는 자기 계발서들과 달리 <살맛 나세요>는 다섯 살짜리 아들 한 명을 키우는 스티브와 린이라는 부부의 일상생활을 소설처럼 그리며, 현대인들이 생활에서 쉽게 부딪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집어낸다. 판매영업을 하는 스티브는 최근 실적 부진으로 난항을 겪고 있으며, 불독 같이 으르렁 거리며 쪼아대기만 하는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린은, 엄청나게 불어난 살 때문에 늘 괴로워하고, 어머니와 친구들 간의 관계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그들에게 누구에게 온 것인지도 모르는 문자가 뜬금없이 날아오고, 희한하게도 그 문자는 그때그때마마다 시의적절한 물음을 던진다. 15개 꼭지에는 바로 그 15개의 물음이 담긴 문자 메시지와 관련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처음엔 어이없어 하거나, 누군가 장난을 치는 거라 가볍게 여기던 스티브와 린은 점점 더 그 문자 메시지가 주는 질문에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나가게 되고, 결국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 나가기에 이른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골자 되겠다.

"사랑에 목마른가요?", "당신은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나요?", "당신의 감정 은행 잔고가 바닥났나요?"에서부터 "당신의 마음은 당신 편인가요?", "난 충분해"까지의 15개의 메시지는 문제의 원인을 추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스스로 치유책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에 필요한 맥락들을 짚어 준다. 어릴 적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것에서부터 비롯된 트라우마가 가슴속에 골 깊이 쌓이고, 이것들은 현재의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 많은 영향을 준다. 스스로 충분히 당당해질 자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기소침해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듣고도 그대로 순응하지 못하는 등의 행동은 바로 그런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자신감이 없어 보이거나, 무슨 일에든 부정적 견해를 갖게 되어, 즐겁고 유쾌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스스로 지나칠 정도로 비관적이게 되고, 결국 그런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사고는 또 다른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어 악순환을 반복하며 삶을 괴롭힌다. 같은 상황을 두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은 천양지차게 된다,라고 이 책은 말한다.

이번주 내내 나를 괴롭혔던 문제 중 하나였던 "나는 왜 이렇게 무능력하고 무기력한가?"에 대한 대답이 바로 이 책에 있었다. 물론 대단한 능력이 있는 것까지는 아니겠지만, 현재의 위치에서 충분히 극복해 나아갈 수 있는 문제들마저 스스로 덫 씌워놓은 굴레 때문에 조바심 내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감정의 잔고가 너무 바닥 난 탓인지, 이 책의 내용에 많은 공감을 하면서도, 갑자기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며 삶의 욕구가 솟구쳤다고까지는 말하기 오렵지만, 나름의 감정적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는 책이었던 듯싶다. 책 내용 자체가 많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금새 읽을 수 있었던 건, 그만큼 감정이입을 하며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살맛 나는 삶!" 아~! 나도 그렇게 살맛 나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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