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의 시간을 갖다

일 -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기타오 요시타카 지음, 이정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8월

개인적으론 이 책을 읽는 시기에 일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적이고 힘들었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것 같은 막막함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던 찰나.

그 과정에서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의식을 불어넣어 주었다.

특히, 저자의 인문학적 지식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단순히 실리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지식과 지혜, 자기 관리 등을 할 수 있는 사람의 내공에서 비롯된 글이로구나... 싶은 신뢰를

높혀 주었다.

 

자아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뭐, 다른 사람들이 직업을 선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마,

아무튼, 난 그랬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 행복한 인생이라고.

근데 막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뛰어든 세상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날 그저 그런 월급쟁이로 적응시키는 공간에 불과했다.

처음에야 어린 마음에, 서투른 정렬에 그런 분위기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그래야만 큰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래 봐야 본질을 건드리지 못하는 그런 자기 합리화가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지친다 싶었다.

내가 존재하는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 순간, 이 책이 내게 왔다.

저자, 참 대단한 사람이다 싶다.

 

자기 관리를 하려고 노력하는 부분뿐만 아니라

동양 고전을 꿰뚤고 나름의 해석을 할 줄 아는 능력에서 사실 대단한 감동을 받았다.

딱 까놓고 이야기하자면 이 책이 대단히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어설피 생각하고 있는 부분들을 콕콕 짚어내 이야기 하고,

그런 밑바탕에 동양 고전의 예들을 든다는 것이 꽤나 인상적이었다는 것.

 

누구나 살면서 힘들 수 있다.

다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아니, 내가 그랬다.

그 순간, 이 책은, 조금 더 나아갈 길이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그것만으로 이 책이 나와 조우한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