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의 인생 유턴

걸프렌즈 - 2007 제31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홍 지음 / 민음사 / 2007년 6월

 

2007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자,
[아내가 결혼했다]의 여자들 버전이라는 기사를 보고 혹한 마음에 냉큼 사서 읽었던 소설.
표지를 열자마자 보이는 작가 사
"이쁘네... 나이도 어린 것 같던데, 요샌 소설가들도 다 한 인물 해야 하나 봐..."란 엉뚱한 생각을 했다.
아. 무. 튼.
처음에 두어 꼭지 읽으면서, 에잇, 이게 무슨, 이라며 구시렁거리면서도 결국엔 한달음에 내쳐 달리듯,
빠르게 읽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은 이 소설이 가진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단문 위주의 구성과 말초신겨을 자극하는 에피소드들.

한 남자를 사랑하는 세 명의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하기에는 쫌 어딘가 어설픈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아내가 결혼했다]는 결혼생활을 중심에 두었던 와 반면
[걸프렌즈]는 아직 결혼 전의 연애 남녀 사이의 연애를 다룬 소설이라고 봐야 하는 게 옳을 듯.
작품 자체만으로 보지 않고 무엇고 굳이 비교를 해야 한다면,
[아내가 결혼했다]보다는 [달콤한 나의 도시]와의 비교가 훨 낫겠다 싶다.
싱글여성들의 연애관, 결혼관과 연결지어서...

아무튼 재미있게 소비하듯 읽을 수는 있었다는 것 외엔 별로 할 말은...

다만 내 남자가 세 여자를 동시에 만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생각을 해보면... 나 같으면 당장 헤어지고 말겠다.
"세상에 남자가 어디 너뿐이더냐"라면서...
굳이 그 남자의 다른 여자들까지 만나야 할 이유는 없을 듯.
내 생각의 범주는 고작 이 정도인데, 한 남자를 사랑하는 세 명의 여자가 만나
친구 이상의 관계로 뭉치고, 회사까지 차린다?
역시 이건 소설인 거다.

아... 이거 읽으면서 생각한 게 있다.
남자친구가 생기면 제일 하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
주인공은 두 번이나 "남산타워"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어찌 둘러댈 말이 없어 불시에 그냥 튀어나온 말에 불과했지만,
그것 참 괜찮은 생각이다,라고 공감하긴 했었는데
다른 사람이 소설에 써놓은 걸 굳이 내 연애의 로망으로 담아 두는 건 왠지 독창성이 없는 것 같고...
생각해 놓은 거 하나가 생겼네.
역시, 픽션의 세계와 친하기 지내다 보니, 현실보단 망상이 더 느는 듯.
그래도 픽션의 세계는 즐겁다는... 푸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