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대략적인 내용을 보고 톰 크루즈가 주연한 <엣지 오브 투모로우>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물론 죽음을 맞은 후 톰 크루즈는 죽기 직전의 시간으로 되돌아온다면
해리 오거스트는 생이 다시 처음부터 시작된다는 점이 전혀 다르기는 하지만...

인생이 다 끝나고 나면 처음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이전에 살았던 기억이 존재하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열다섯 번의 삶을 살아내면서 좋고 행복한 기억들만 걸러서 가지고 있음 좋겠으나,
죽음의 기억을 포함한 모든 것이 오롯이 생각난다는 것은 꽤나 버거운 삶이 아닐까.

그런 생각에 한 번 눌렸고,
책을 처음 봤을 때 엄청난 두께에 또 한 번 눌렸다. 
하긴, 파란만장한 인생을 한 번도 아니고 열다섯 번이나 겪었으니 이어질 이야기가 얼마나 많겠는가.
게다가 1918년 전 세계가 격변을 겪고 있던 시기에 태어나 온갖 역사적 사건들을 겪어야 했고,
주인공에게 자신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크로노스 클럽)은 어떤 의미였을까.

이상한 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삶이 시작되지만, 매번의 삶이 같지 않다는 것.
한 사람의 인생은 달라질 수 있는데, 
그들 주위의 세계는 변화하지 않고, 항상 혁명이 일어나고, 전쟁이 발발한다는 것.
유일한 변수가 되는 사람들이 뭉치면서 세계를 변화시키려는 치밀한 노력을 하고,
또 그 유일한 변수가 되는 사람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마치 스릴러 첩보물처럼 넘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면 좋았겠으나,
개인적으로는 그저 복잡하고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것들투성이.

나이를 먹을수록 긴 텍스트물에 약해져서 부담스러움을 느끼기는 하는데...
내용의 전개는 긴 텍스트에 대한 부담을 배가시키는 데 일조를 한 듯.
'전생(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의 기억이 있다면, 난 로또 번호나 외워서 당첨됐음 좋겠다'는
아주 가볍고, 속물적인 생각밖에는 할 줄 모르는 나 같은 인간에게
역사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변수들의 삶의 여정이 너무 멀게만 느껴지기도 했고...

지극히 개인적 의견으로 이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흥미진진할 수도 있겠으나

내 취향의 소설은 아닌 것이... 이 책을 읽고 난 내 소감의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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