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겨울이 오던 날 밤
은행나무는 화려한 황금잎을
깨끗이 벗어던졌다.
아무 것도 남기지 않은 자에게
두려울 게 없는 법이다.
2005. 11
인연
오늘도 혹시나 설렘으로 log in
오늘도 역시나 식상함으로 log out
날마다 새롭기는 어려운 일
날마다 반갑기도 어려운 일
그래도 용기를 내어 log in
또다시 허전함으로 log out
2006. 7
언젠가
잊혀진다는 것이 조금도
두렵지 않은 순간이 오리라
문득 공포와 슬픔을 넘어
훌쩍 고양(高揚)되는 그 시간에
100809 정명
별 돋는 밤
별 뜨면 샘솟는다
석고처럼 견고한 심장 구석에
별빛에만 감응하는 돌기가 있어
너의 한숨 반짝이는 밤
내 아침은 촉촉이 詩에 젖는다.
2009 正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