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의 꿈 / 丁 明
지친 고깃배 한척
母港으로 돌아와 선잠 들었다.
달빛은 그를 다독여
깊은 잠으로 이끄나 보다
영원히 안락한
배는 잠결에 웅얼거린다
이루지 못한 만선의 꿈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일어나
다시 한번 먼바다를 시도하리라
망망대해에 외로울지라도,
모진 폭풍에 휩쓸려 바닥 모를 심해 어딘가에
종적 없이 삼키울지라도
- 그것은 나의 영예,
나는 항해를 위해 생겨났고, 바다를 위해 바쳐졌느니
낡은 고깃배 한 척, 몸은 이미 기울었으나,
꿈은 여전히 먼바다를 떠다니고 있다.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