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 음식 :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 띵 시리즈 2
미깡 지음 / 세미콜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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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 라면> 편에 이은 '띵' 시리즈인데 이번에는 해장 음식이다.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이라니..띵 시리즈 저자들의 작명 센스는 한 수 배울 만하다. 해장 음식이니 당연히 '술'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 게다가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실 수 있다는 말은 그만큼 주당이라는 소리일테고 그것도 주변에 본인과 비슷한 레벨의 주당들이 포진해 있는데다 심지어 남편까지 술을 사랑해마지 않는 분인 듯 하다. 타고난 술꾼은 술만 잘 마신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못지 않게 해장도 잘 해야 한다는 것을 영혼을 다해 설파하는데 어디 특허라도 내주고 싶은 마음이다. 평소에 뭘로 해장해야 할 지 결정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이 책을 참고서 삼아 고이 모셔두길 권장한다.


라면 이야기보다 한 술 더 떠서 이번에는 책을 읽고 있으면 각종 해장 음식은 물론이거니와 술까지 셋트로 구비되어 있지 않으면 책을 읽는 내내 괴로워진다. 그나마 다행인 건 페이지 페이지가 웃기고 재미있어서 먹고 마시는 생각을 조금은 미룰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자꾸 냉장고 쪽을 흘겨보는 건 어쩔 수 없다. 그 안절부절함은 이 책을 선택한 독자가 감내해야 할 업보 같은 거다.


나는 해장이 필수일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뭐 한때는 그런적이 없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차가운 냉면 같은 음식보다는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선호한다. 그래봤자 기껏 생각할 수 있는 건 콩나물국밥, 순대국, 해장국, 라면 정도인데 이 책을 보니 해장 음식의 세계도 무궁무진하다. 특히 '전국 노래자랑'을 패러디한 '전국~ 해장국 자랑'에는 침을 흘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아빠와 나와 순댓국' 이야기에서는 마음이 찡 해졌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순대국집 '햇빛촌'을 보고 소리 지를 뻔 했다. 바로 내가 회사를 옮기기 전까지 동료들과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진짜 이 집 순대국 너무 예술이거든. 순대국을 못먹던 내가 순대국을 입문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회사를 옮기는 바람에 그 곳을 못가게 되어 다른 곳에서는 순대국을 먹을 맘이 영 안생긴다.


전국 애주가분들, 자칭 타고난 술꾼이신 분들, 술 마시면 꼭 해장이 필요하신 분들, 그저 술자리가 좋은 분들은 모두 모이시라. 해장의 정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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