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띵 시리즈 9
윤이나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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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 서핑하다 눈에 들어온 책. 일명 '띵' 시리즈인데 "인생의 모든 '띵'하는 순간, 식탁 위에서 만나는 나만의 작은 세상"이라는 명분을 달고 없던 식욕까지 생기게 하는 먹독 시리즈라고 하겠다. '라면'은 9번째로 나온 띵 시리즈이며 이 8권의 책을 놓쳤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자책하게 했다. 조만간 이 8권은 내 손 안에 있게 될 것이며 앞으로 나올 신간은 알람을 해놓았다.


에세이를 잘 읽지 않는 내가 왜 이 책에 반했나. 일단 솔직하고 재미있다. 소설처럼 창작을 해대는 그런 종류의 에세이가 아니다. 그리고 읽고 나면 진심 라면이 먹고 싶어진다. 진짜 '물 올리러' 가게 된다. 나는 평소에 라면을 즐겨먹는 타입이 아니다. 면을 많이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한번에 먹는 양이 많지 않아 라면도 하나 반을 먹는 사람이 있어줘야 두개 끓여서 나 반개, 상대방 한개 반 이런다. 안그러면 면을 반만 넣는다. 그래도 마트에 가면 늘 라면 코너를 기웃거리며 새로운 제품이 나왔는지 탐색하고 꼭 하나 정도는 구입해본다. 게다가 나는 1인분의 라면을 아주 만족스럽게 끓일 줄 알고 내가 끓인 라면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저자의 철학과 완벽 일치한다는 점에서 보너스 점수 추가!


저자는 라면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저자의 라면인생이 이 책 안에서 보글보글 맛있게 끓고 있다. 라면 1인분을 끓이는 과정에 맞추어 그에 얽힌 라면 이야기가, 저자의 과거 이야기가 따라 나온다. 책 속에서 라면 한 그릇을 다 먹고 나면 이야기가 끝난다. '라면이 우리 모두를 위한 완전식품'이라는 저자의 이야기에 설득당한 채로. 그리고 나서는 책을 읽는 동안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해 참았던 물을 올리러 가게 되는 것이다. 아.. 집에 라면이 없는 사람은 일단 사놓고 책을 읽기 시작할 것. 그렇지 않으면 책을 다 읽었을 때 굉장히 난감해 질 것이 확실하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아니고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 제목도 어쩜!


* 이미 출간된 띵 시리즈 : 일단 해장음식과 훠궈가 끌린다.


- 조식 :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 해장음식 :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

- 그러너리 푸드 : 오늘도 초록

- 프랑스식 자취 요리 : 모쪼록 최선이었으면 하는 마음

- 치즈 : 치즈 맛이 나니까 치즈 맛이 난다고 했을 뿐인데

- 고등어 :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바다처럼 짰다

- 엄마 박완서의 부엌 :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

- 훠궈 : 내가 사랑하는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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